[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그날(지난 7월31일 KBS·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일) 전체회의 당시 투표만 했나? 심의는 했나?"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회의 중 있었던 일은 비공개 내용이어서 답변 드릴 수 없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어떻게 MBC 이사 6명, KBS 이사 7명을 선정하게 됐는지 설명해달라." (정동영 민주당 의원)
"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드릴 수 없다." (김 직무대행)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점심 식사 할 때 KBS, MBC 이사 선임 관련해 의견을 나눴나?" (한민수 민주당 의원)
"인사와 관련해 답변드리는 건 부적절하다." (김 직무대행)
14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야당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을 상대로 이사 선임이 어떤 절차로 진행됐는지 추궁했다. 하지만 김 직무대행은 "답변할 수 없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이날 과방위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 2인 체제(이진숙 방통위원장·김태규 부위원장)에서 의결된 KBS·방문진 이사 선임에 대해 '방송장악 쿠데타의 날'이라고 정의하며 김 대행을 향해 "투표만 했는가, 심의도 했는가?"고 질의했다.
이진숙·김태규 2인은 지난 7월31일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 총 83명에 대한 이사 선임 심의·의결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시간30여 분 만에 친여권 성향인 방문진 이사 6명, KBS 이사 7명을 각각 선임했다. 심의를 하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방문진은 MBC 대주주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두 사람이 졸속으로 83명을 대상으로 밀어붙였는데 공개를 할 수 없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김 대행은 "졸속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의원은 다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결했다는 것이냐. 방망이를 쳤느냐"고 따졌고, 김 대행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듯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당시 KBS·방문진 이사 선임 회의는 오후 5시 진행됐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하지 않았느냐"며 "이 때 이사 선임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이 있느냐"고 했다. 김 대행이 회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하자 "이전 시점에서의 논의 여부를 물은 것"이라며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대행은 "인사와 관련해서 답변을 드리는 것은 부절절하다"고 했다.
김 대행은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통위 상임위원회가 무기력해지고 능력이 없어졌다. 제가 위원회는 아니지 않느냐"며 "제가 가진 권한은 없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와 관련해)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현재 김 대행 1인 체제다. 심의·의결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여당은 야당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졸속 의결 비판 주장에 대해 "전 정권에서도 의결 시간이 길지 않았다"며 맞섰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도 이사 의결을 보면 소요 시간이 8분, 33분, 27분"이라면서도 "심의와 의결 시간은 구분이 된다. 심의는 간접적 또는 비간접적으로 이뤄지는 형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정례화돼서 회의체를 가지고 하는 형태는 아니다"고 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도 야당의 졸속 심사 비판에 대해 "위선"이라며 반박했다. 신 의원은 "이사 후보자들 명단이 방통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었다. 다 아는 사실"이라며 "회의 시간이 문제라면 2021년도에도 의결할 때 8분, 33분, 27분 걸렸다. 몇 시간 심의했으니 졸속이라는 건 위선"이라고 덧붙였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사 선임과 관련해 "절차상에 하자가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대행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회의 전에 서로 간 논의가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답변드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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