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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스토리텔링 하는 법] <10> 우주에 흔적을 남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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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소명을 깨닫고 드림팀을 꾸렸다면, 또 시련도 겪고 하늘의 도움도 받았다면, 나름대로 뜻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관객은 사명을 받은 드림팀이 보여줄 놀라운 활약을 기대하고, 드림팀은 자신을 부른 리더와 함께 이뤄낼 성과가 자못 궁금하다. 리더가 영웅다운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드림팀은 흩어질 것이고, 드림팀이 경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관객은 바로 떠날 것이다.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왼쪽)과 허두영 라이방 대표.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왼쪽)과 허두영 라이방 대표.

야망에 찬 스타트업은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다윗의 순간'을 꿈꾼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7년 만에 100년 역사의 글로벌 호텔체인 '힐튼'보다 매출이 커졌다.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가 갑자기 파산을 신청하면서 창업 13년 만에 비디오 유통시장을 석권했다. '아마존'은 창업 23년 만에 '반스앤노블'을 누르고 온라인 서적 유통시장을 장악했다.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강자로 떠오른 반면, 최고의 자리에 있던 '모토로라'는 점점 쪼그라들어 4년 뒤 휴대폰사업부를 구글에 매각했다.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5년 뒤 '로드스터'를 출시하면서,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벤츠, BMW, 아우디 같은 골리앗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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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을 쓰러뜨리진 못해도 맞짱을 뜨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만 해도 대단한 자랑거리다. '드롭박스'는 '애플'의 매각 제안을 거절한 뒤 '아이클라우드'(iCloud)에 맞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고, '스포티파이'역시 '아이튠즈'의 협박을 딛고 선두를 지키고 있다. '스냅챗'도 '페이스북'의 제안(10억 달러)과 '구글'의 제안(300억 달러)을 모두 거절했다.

자산가치로 보는 미국 스타트업 창업의 성공사례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일론 머스크는 24살에 온라인 지도를 안내하는 '집투'를 설립하고 4년 뒤 팔아 2200만 달러를 챙겼다. 이 중 1000만 달러를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팔'에 투자해서 3년 뒤 1.65억 달러에 팔았다. 우리 돈으로 치면, 이들 사업만으로도 28살에 300억 원을 챙기고, 31살에 20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거머쥔 것이다. 그것도 창업 7년 만에 보여준 성과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어떤가? 동갑내기 둘은 25살에 '구글'을 창업해서 25년 지나 50대에 들어선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1000억 달러(140조 원)를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스무 살에 '페이스북'을 만들어 8년 뒤 나스닥 상장해서 2023년 기준 1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쌓았다.

1976년 바이오벤처의 기원을 연 '제넨텍'은 2년 뒤 인슐린을 합성하면서 2012년 매출 100억 달러를 넘는 빅파마가 됐다. '길리어드'는 2009년 신종플루에 듣는 '타미플루'로 '대박'을 치더니 5년 뒤 바로 10대 빅파마에 진입했다. 앞으로 '모더나' 같은 바이오 신데렐라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창업 10년도 되지 않는 회사가 '코로나19' 백신으로 잭팟을 터뜨리면서 단박에 빅파마가 됐다.

스티브 잡스는 "우주에 흔적을 남겨라"고 주문했다. 흔적의 크기나 의미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빌 게이츠가 MS-DOS를 IBM에 공급하는 빅딜을 성공시키거나, 스티브 잡스가 적자 회사를 1년 만에 3억 달러 흑자로 부활시키는 차원의 엄청난 이정표일 필요도 없다. 스타트업이 평소에 만든 흔적 하나하나에 의미를 '코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우주에 흔적을 남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정규 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은 IBM, 보안회사, 테크스타트업, H그룹 계열사, 비영리재단, 감리법인에서 중간관리자, 임원,대표이사, 연구소장, 사무국장, 수석감리원을 지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벤처창업을 가르쳤고, 국민대 겸임교수로 프로세스/프로젝트/IT컨설팅을 강의하고 있다. 또 프로보노 홈피에 지적 자산을 널어 놓는다.

◇허두영 라이방 대표는 전자신문, 서울경제, 소프트뱅크미디어, CNET, 동아사이언스 등등에서 기자와 PD로 일하며 테크가 '떼돈'으로 바뀌는 놀라운 프로세스들을 30년 넘게 지켜봤다. 첨단테크와 스타트업 관련 온갖 심사에 '깍두기'로 끼어든 경험을 무기로 뭐든 아는 체 하는 게 단점이다. 테크를 콘텐츠로 꾸며 미디어로 퍼뜨리는 비즈니스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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