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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하락'에 정유업계 실적 부진…신사업 전환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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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항공유 등 비정유 사업 진출…탄소배출 최대 90% 감축
일반 항공유 대비 3~5배 가격 높아…정유업계 "지원 확대 필요"
3분기 정부의 지속가능항공유 확산 위한 중장기 전략 발표에 '기대'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2분기 정제마진이 급락하면서 정유업계 전반적인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지속가능항공유(SAF) 중심의 신사업 전환에 속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OIL은 16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64.6% 하락했다. 특히 정유 부문은 영업손실 95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34억원으로 전 분기(2318억원) 대비 68.33% 하락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역시 하락세가 확실시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2분기 컨센서스는 2697억원으로, 직전 분기(6247억원) 대비 56.8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 역시 비슷한 수준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정제마진 하락이 실적 부진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제마진이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수송 비용 등을 뺀 가격으로,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국내 정유업 특성상 핵심 실적 지표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4달러대로 통상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하회했다.

S-OIL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분기 중 정제마진이 하락하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경질유 제품군 시황 약세로 인한 정제마진 약화를 주된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짚었다.

이에 업계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非)정유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유 산업이 유가 변동에 취약해서다. 그중에서 가장 부각되는 신사업은 지속가능항공유(SAF)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90% 이상 줄일 수 있는 바이오 항공 연료를 지칭한다. 각국에서 탈탄소 정책이 점차 확장됨에 따라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SAF 비중을 점차 늘려 2050년까지 항공유 전량을 SAF로 충당하겠다는 'SAF 그랜드 챌린지'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EU 27개국 급유 시 SAF를 최소 2% 혼합해야 하며, 싱가포르 역시 오는 2026년부터 SAF 혼유를 의무화한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은 2021년 7억4550만달러(약 1조3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215억달러(약 29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도 내달 7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SAF 사업 전환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법은 기존의 석유 외의 원료 제품 생산 금지를 해제하고 친환경 정제 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SAF 사업 확장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S-OIL은 지난 1월 바이오 원료를 정유 공정에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분야에서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ISCC CORSIA) 인증을 취득하는 등 SAF 사업을 지속 추진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6월 국내 최초로 SAF 수출에 나섰다.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공급해 ANA항공(전일본공수)에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며 수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생산을 목표로 울산콤플렉스(CLX) 내에 SAF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GS칼텍스 역시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원료를 조달하는 바이오 정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정유업계는 SAF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SAF는 일반 항공유에 비해 3~5배 이상 비싸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다. 빠른 상용화를 위해선 보조금, 세제 지원 확대 등 정부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도 발빠르게 지원에 나설 태세다. 3분기 내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지난 16일 정유 4사와의 간담회에서 "석유·항공업계와 전문가, 관계 부처 등과 협의해 올해 3분기 중 국토부와 공동으로 지속가능항공유 확산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며 "석유업계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화답해 달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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