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약에 취한 채 서울 강남구에서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압구정 롤스로이스 男'이 2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된 가운데 검찰 측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2부(부장판사 김용중 김지선 소병진)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하고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고 직전 서울 강남구 한 성형외과에서 피부 미용 시술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를 투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행인들이 피해 여성을 꺼내려 할 때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다가 몇 분 뒤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 여성은 뇌사 상태에 빠지는 등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었으며 수술 등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 115일 만에 숨졌다.
앞서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으며 체포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가 석 달 이상 의식불명으로 버티다 사망했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죄책이 무거워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신 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검찰 측은 2심에서도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신 씨 혐의 중 사고 후 미조치 부분에 대해 일부 무죄로 판단해 대폭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약물 투약 후 운전했고, 사고 당일 정상적인 보행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약기운에 취한 상태였다. 운전 시작 몇 초 만에 사고를 낼 정도였다"라고 지적했다.
또 "사고 직후 피해자 구조보다는 휴대전화만 찾으려 했고, 의사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하고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부탁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며 "유족과 합의했으나 유족 의사를 피해자 의사와 동일시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현장을 잠시 벗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돌아와 운전자임을 인정했고, 피고인 이탈로 인해 구호 조치가 지연되거나 하지 않았던 점 등 피고인이 고의로 현장을 이탈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의 징역 20년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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