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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후폭풍 맞은 여행업계…"'제2의 사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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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에 특히 불리한 정산 기간 설정…"사실상 어음, 보완해야"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직면한 여행업계에서 장기적 관점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각 여행사 등이 손실을 감내하는 방향으로 수습에 나선 상태인데, 본질적 문제인 플랫폼의 판매 대금 정산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언제든 제2, 제3의 티메프가 생겨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티몬 본사 현관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송대성 기자]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티몬 본사 현관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송대성 기자]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티메프 사태로 인한 출혈을 감수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들은 현재 티몬·위메프에서 지난 6월과 7월 출발 상품에 대한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 온라인 플랫폼들은 판매한 여행상품에서 수수료를 떼어낸 뒤 여행 출발월에 맞춰 각 여행사에 정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티몬·위메프가 지본잠식에 빠지면서 이 정산금은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수 여행사는 7월 출발 상품까지는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할 방침이고, 8월 출발 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재결제할 경우 티몬과 위메프에 결제한 금액 수준에 최대한 맞춰주기로 했다. 정부가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여행사들 거래 취소 건의 경우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지만 호텔, 식당, 버스 등 취소 수수료는 여전히 여행사가 부담해야 한다.

최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터진 이슈라 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단순히 몇몇 기업의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 가깝기에 고심은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티몬과 위메프 등 온라인 플랫폼 회사의 대금 정산 주기는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대규모 유통업법'에는 대기업 유통사의 정산 기한만 명시돼 있을 뿐 플랫폼 사업자 관련 법 규정이 없다. 이번 사태의 주인공인 티메프는 이중에서도 유독 정산 주기가 긴 편이었다. 거래가 발생한 달의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티몬은 40일 후, 위메프는 두 달 후 7일에 각각 정산대금을 지급했다. 정상적인 재무 구조 상태에선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재무 구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결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이러한 정산 구조에서 여행업이 지게 될 리스크는 타업종 대비 크다. 통상 여행상품은 판매일 기준이 아니라 출발일 기준으로 구매 확정이 돼 업체에 대금 정산이 이뤄진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여행 일정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개월 전에 상품을 결제하곤 한다. 이 경우 여행업체가 돈을 정산받으려면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처럼 미정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피해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일반 상품의 경우 구매 며칠 내에 소비자에게 도달하기에, 설령 미정산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소비자가 받는 피해는 없다. 이와 달리 여행상품은 실제 여행을 떠나기 전까진 물건을 받지 못한 것과 다름없기에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산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광학 박사인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과거 기업이 어음을 발행하고 고의적으로 파산하면 이와 관련된 중소기업의 연쇄 부도가 이어지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현 정산 구조는 사실상 어음과 다를 바 없다.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며 "이러한 정산 구조는 이전부터 여행업계가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있었으나 개선이 되지 않았다. 개선하지 않은 티몬과 위메프는 물론, 이를 방치한 정부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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