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를 전격 교체한 배경에는 시장 점유율 추락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불과 반 년 사이에 5위에서 7위로 미끄러졌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중 ETF 순자산총액 7위를 기록했다. 작년 말까지 5위를 유지하던 한화자산운용은 연초 신한자산운용에 밀렸고 지난달엔 키움투자자산운용에게까지 추월 당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추락은 ETF 시장 점유율 경쟁에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ETF 시장이 150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운용사들이 새 상품을 쏟아내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3월 'ARIRANG머니마켓액티브ETF' 한 상품만 출시했다.
반면 신한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상반기 동안 'SOL 미국 AI 전력인프라'를 비롯해 11개의 상품을 상장시켰다. 이로 인해 작년 말 대비 7개월 동안 주식형 ETF 규모가 1조원, 채권형ETF 규모가 8000억원 늘어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 또한 주식형 ETF, 채권형 ETF, 파생형ETF 모두 규모가 늘어나면서 한화자산운용을 넘어선 것이다.
ETF 순자산총액 차이도 벌어졌다. 작년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2조9000억원으로 세 운용사 중 가장 높았으나 이날 기준으론 3조5499억원으로 가장 낮다. 약 7개월 동안 19.19%만 늘은 셈이다. 같은 기간 신한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74.63% 증가한 4조6384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은 32.19% 늘어난 3조3704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ETF 브랜드명을 'ARIRANG'에서 'PLUS'로 변경하고 양적 경쟁으로 변해버린 ETF 시장에서 질적 경쟁이라는 차별화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선 브랜드를 바꾼 한화자산운용이 치열한 경쟁구도 하에서 질적 성장 체제를 고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통상 브랜드 교체 후에는 인지도 문제로 점유율이 단기간에 늘지 않으며 여러 자산운용사가 쏟아내는 수많은 상품 중 소수의 상품이 돋보이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상품을 세분화해 많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투자자의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면 선택을 받겠지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마냥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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