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인공지능(AI) 패권전쟁이 국가대항전에서 '제국주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자체 AI기술을 보유해 소버린AI(AI주권)에서 앞서 있는 대한민국이 선두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31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AI 기본법 제정 방향과 전망 국회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 센터장은 "생성형AI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AI 기술이 국방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AI로 인해 전세계 산업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구글 천하의 검색시장에서 챗GPT를 입은 MS의 검색엔진 '빙'이 점유율 10%를 넘겼다"며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MS '애저'가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6% 차이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이런 동력은 모두 AI"라고 강조했다.
AI가 전 산업 부문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소버린AI가 화두라는 설명이다. 소버린AI는 그 나라의 정치, 문화, 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자국의 AI를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특히 AI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공공, 교육, 국방, 법률, 의료 같은 부문에서 자국 AI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경쟁적으로 일어나는 중이다.
하 센터장은 "프랑스가 정부 주도로 육성시킨 AI스타트업 미스트랄을 예로 들 수 있다"며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교육, 활용 지원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근거 마련을 위해서도 AI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미국·유럽연합(EU)은 법적 기준을 마련해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며 "기본법 제정까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산업 진흥책만이라도 분리해서 먼저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정부도 힘을 보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서둘러 AI 정책 논의를 위한 회의를 출범하고 연내 AI 안전연구소도 개소한다는 방침이다.
남철기 과기정통부 AI기반정책과장은 "현재 22대 국회에 AI 기본법 관련 6개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1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법안들은 대체로 AI 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신뢰 기반 조성에 필요한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AI 산업 진흥을 위한 선제 조건으로 안정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고위험 영역 AI를 규정해 사전 고지, 안전성 확보 조치 책무, 생성형AI 식별표시 등 사업자 의무를 명확히 할 예정이고, 세부 내용은 대통령령을 통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남 과장은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에는 1차 회의를 출범시켜 국내 상황에 맞는 AI 정책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가장 역점을 둔 AI 안전연구소는 11월 또는 12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팀쿠키(대표 류태준),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남철기 과기정통부 AI정책과장을 비롯해 전창배 IAAE 이사장, 김윤명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어진 토론세션에서는 발제자와 △김형주 중앙대학교 교수 △안소영 LG AI 연구원 정책수석 △임정근 BHSN CEO 3인의 토론자를 포함한 7인이 양진영 법무법인민후 대표 변호사의 진행 하에 ‘AI 법제화를 위한 핵심 과제: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한국형 AI 기본법의 올바른 구조와 방향’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진행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장관은 영상으로 전한 축사에서 "22대국회에도 6개 법안이 발의돼 있으나 AI의 발전속도가 워낙 빠르고 악용사례도 등장하고 있어, 한번에 모든 내용을 망라하는 법을 제정하긴 어렵다. 따라서 빠르게 법적 기준을 마련해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이후 단계적으로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연내 AI기본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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