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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마을서 영아 사체 2구 발견…남편 몰래 아내 혼자 한 짓? [그해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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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2006년 7월 23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서래마을의 한 고급 주택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해당 주거지에 거주하던 프랑스인 남성 장 루이 쿠르죠가 집 냉동고를 살펴보던 중, 수건과 비닐봉지 등으로 싸인 정체불명의 물체들을 발견했다. 해당 물체는 바로 탯줄조차 그대로 붙어 있던 숨진 영아의 사체 2구였다.

2006년 7월 23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서래마을의 한 고급 주택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당시 서래마을 전경.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2006년 7월 23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서래마을의 한 고급 주택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당시 서래마을 전경.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고 숨진 영아들의 DNA 분석 결과, 이들의 친부가 신고자인 쿠르죠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단, 이때는 최초 신고 후 5일이 지난 시점이었고 쿠르죠는 이미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간 뒤였다.

이에 여론은 쿠르죠를 용의자로 추측했으나 또 다른 반전이 드러났다.

신고 당시 쿠르죠의 아내 베로니크는 3년 전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용의선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7일, 국과수의 2번째 DNA 조사에서 숨진 영아들의 DNA와 베로니크의 DNA도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베로니크는 "남편인 쿠르죠 몰래 혼자 한 단독범행"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서래마을에 거주하던 2002년과 2003년, 2번에 걸쳐 남편 몰래 낳은 자신의 아이들을 질식사시키고 냉동고에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당시 인터뷰 중인 장 쿠르죠(왼쪽)와 베로니크. [사진=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
베로니크는 "남편인 쿠르죠 몰래 혼자 한 단독범행"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서래마을에 거주하던 2002년과 2003년, 2번에 걸쳐 남편 몰래 낳은 자신의 아이들을 질식사시키고 냉동고에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당시 인터뷰 중인 장 쿠르죠(왼쪽)와 베로니크. [사진=JTBC 뉴스룸 보도화면 캡처]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프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수사당국의 DNA 분석 결과를 믿을 수 없다. 한국에는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심지어 자신들은 한국 정부가 꾸민 음모의 희생양이라고도 주장했다.

속인주의 원칙을 따랐던 프랑스이기에 한국은 그간의 수사 자료를 프랑스에 넘겼고 프랑스 수사 당국 역시 DNA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영아들과 쿠르죠 부부의 DNA가 일치함을 확인하고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현지에서 수사를 받던 베로니크는 "남편인 쿠르죠 몰래 혼자 한 단독범행"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서래마을에 거주하던 2002년과 2003년, 2번에 걸쳐 남편 몰래 낳은 자신의 아이들을 질식사시키고 냉동고에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베로니크는 자궁이 길어져 일반 임신부에 비해 배가 나오지 않고, 생리로 착각할 수 있는 출혈이 동반되는 '임신거부증'을 앓고 있었고 이 때문에 남편인 쿠르죠는 아내의 임신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이다. 사진은 임신한 일반 여성과 임신거부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의 임신 당시 차이.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베로니크는 자궁이 길어져 일반 임신부에 비해 배가 나오지 않고, 생리로 착각할 수 있는 출혈이 동반되는 '임신거부증'을 앓고 있었고 이 때문에 남편인 쿠르죠는 아내의 임신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이다. 사진은 임신한 일반 여성과 임신거부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의 임신 당시 차이.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캡처]

베로니크의 이 같은 2번의 범행에도 남편인 쿠르죠는 이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베로니크는 자궁이 길어져 일반 임신부에 비해 배가 나오지 않고, 생리로 착각할 수 있는 출혈이 동반되는 '임신거부증'을 앓고 있었고 이 때문에 남편인 쿠르죠는 아내의 임신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영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지 약 100일 만에 친모인 베로니크가 범인으로 밝혀졌다. 베로니크는 또 서래마을에 오기 전인 지난 1999년에도 프랑스에서 낳은 영아를 살해하고 벽난로에 집어넣었다고 자백했다.

이에 베로니크는 해당 혐의로 구속된 지 2년 6개월여가 지난 2009년 6월, 프랑스 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을 선고받았으며 남편인 쿠르죠는 그의 주장대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베로니크는 최후진술에서 "당시 임신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손으로 아이들을 죽였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베로니크는 최후진술에서 "당시 임신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손으로 아이들을 죽였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검찰은 최초 베로니크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으며 베로니크는 최후진술에서 "당시 임신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손으로 아이들을 죽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재판부는 베로니크가 비록 영아 3명을 살해하고 유기하는 중죄를 저질렀으나 임신거부증이라는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

이후 베로니크는 지난 2010년 5월,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복역 4년 만에 가석방됐다. 또 베로니크의 남편 쿠르죠는 같은 해 9월, 사건의 전말과 자신의 심경을 담은 책 '그녀를 버릴 수가 없었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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