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17일 열린 4차 토론회에서 여론조사상 선두를 달리는 한동훈 후보를 향한 막판 공세에 집중했다. 전날 열린 3차 토론회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과는 다르게, 이날 토론회는 한 후보의 '당무개입' 발언,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 등을 두고 후보 간 날선 공방이 펼쳐졌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4차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 전 여권을 이끌어달라는 권유를 했다. 지시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무개입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한 후보의 말에 "불리한 것은 시스템 혹은 다른 사람 책임이라고 하고, 본인이 각광받은 것은 다 취하는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서 70일 간 대통령과 통화나 만남이 없던 시기에 많은 당정 충돌이 있었다"며 "대통령이라면 밖에 나가서 자신이 불리하면 당무개입이라고 몰고 흔드는 데 소통이 가능했겠느냐"며 "공감 능력을 가지고 말해보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원 후보는 대통령이 전당대회 출마하라고 해서 출마한 것이냐"고 맞받으며 "당정관계는 그 자체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 좋은 정치로 봉사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일 뿐이고, 그 과정에 이르기 위한 효율적 방법을 찾아야 하고 합리적 토론을 통해 이견을 좁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 원 후보 아니냐"고도 했다.
원 후보는 또 "댓글팀 같은 새로운 것이 올라오는데, 사실이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처럼 한 후보도 징역 2년의 실형이 가능한 것"이라며 한 후보의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도 겨냥했다. 이어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아무리 당 내 선거라고 보호하려도 해도 보호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한 후보는 이에 "민주당 양문석 의원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당심이 판단할 것"이라며 "축제여야 할 전당대회장을 끝까지 혼탁하게 인신공격의 장으로 몰고 가는 것에 유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말씀만 하신다고 응수했다.
나경원 후보는 지난 1월 이관섭 당시 비서실장의 사퇴 요구를 한 후보가 '당무개입'이라 지칭한 것에 대해 "온 천하에 '당무개입'이라고 말하는 데, 민주당에 탄핵의 구실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이 문제가) 본인이 박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해 유죄 판결이 난 사안 아니냐"며 "민주당의 대통령을 향한 탄핵 공세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를 막기는커녕 리스크를 더 높이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한 후보가 법무장관 시절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나 후보는 "장관 주 업무 중 영장이 청구됐다면 발부될 수 있도록 챙겨보는 것이 업무 아니냐"며 "장관으로서 기본 책무도 알지 못하고 일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나 후보가) 법치 시스템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정치 중립 의무가 있는 장관이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아무리 정치라 하더라도 몰상식한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에게 "대통령을 배신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이 중재 실패 전력을 언급하며 "자기 자존심을 먼저 낮추고, 일단 먼저 읍소하고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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