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많은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음에도 SH공사는 2022년 매입임대 재고량이 2021년에 비해 감소하는 미증유의 사태가 나왔습니다. 의사결정권자가 바뀔 때마다 임대주택 공급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를 구성해야 합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매입임대주택 정책 효과 및 합리적 공급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LH와 SH공사 등 공공기관의 경영진 뜻에 따라 임대주택 공급량 변동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매입임대는 LH와 SH 등 기관이 민간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주택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 소장은 매입임대의 장점으로 △신속한 수요 맞춤형 공급 △주택경기와 수요에 따른 유연한 공급 조절 △생활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 내 주택 공급 등을 꼽았다.
그런데 임대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 내 매입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상태라며 최 소장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국의 매입임대 재고량이 2021년 20만551호에서 2022년 20만7624호 늘어난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5만5963호에서 5만5193호로 약 800호 감소했다"며 "SH공사에서 매입임대 공급을 회피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H공사는 과거 많은 매입임대를 공급했지만 사장이 바뀌면서 공급 물량이 급감했다"면서 "수요가 많은 매입임대 공급정책이 한 개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기존에 공급된 임대주택 현황을 고려해 지역별 주택 수요를 파악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자체가 수요에 비해 공급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지자체·공기업 평가에 임대주택 공급 실적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매입임대주택 매입가격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가격산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LH는 지난해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미분양 주택을 기축 매입임대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싸게 주택을 매입했다는 논란이 일자 원가 이하 금액으로만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다만 기준이 강화되면서 LH의 임대주택 매입 실적이 목표의 23% 수준으로 부진해지자 올해 가격 산정 기준을 완화했다.
완화된 기준에 따라 준공 전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해 준공 후 매입하는 약정형 주택 물량은 감정평가금액을 매입가격으로 산정하는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준공한 주택의 경우 토지는 감정가액, 건물은 재조달원가의 90%로 매입가를 책정하고 있다.
남영우 나사렛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가격 수준으로 매입해 저가로 임대하는 만큼 적정 매입가격을 설정하기 까다롭다"면서 "매입가격기준이 너무 낮으면 매입물량이 감소하거나 사후관리비용이 커질 수 있어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적정 가격산정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의 핵심은 주택이 필요한 저소득·서민층에게 적정 규모의 공급을 하는 것인 만큼 무리한 매입가격기준보다 공공부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H는 올해 매입임대 공급 목표치를 연초 계획한 2만7000가구에서 3만7000가구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신축 매입임대주택 약정률과 착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 부서(TF)를 구성하고 담당 인력도 87명에서 189명으로 늘렸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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