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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대박'…근데, 점주는요?" 컴포즈커피에 던져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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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식품기업 '졸리비 푸즈'가 지분 70%를 3300억원에 인수
사모펀드도 25% 지분…가격 인상·필수품목 확대 우려도 제기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매장 수 기준 국내 커피 브랜드 3위, 저가커피 브랜드 중에선 2위인 컴포즈커피가 필리핀 대형 식품 기업에 팔렸다. 인수 주체인 졸리비 푸즈의 인지도에 힘입어 동남아를 중심으로 컴포즈 커피의 해외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인수합병(M&A) 공동 투자자로 국내 사모펀드가 이름을 올리면서, 일각에선 기존 점주들을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사모펀드 특유의 경영 효율화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소위 '갑질 피해' 사례가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컴포즈커피 매장 내부 전경. [사진=컴포즈커피]
컴포즈커피 매장 내부 전경. [사진=컴포즈커피]

4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식품기업 졸리비 푸즈는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2억38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했다. 졸리비 푸즈는 필리핀 최대 식품 기업으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 등 식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졸리비는 국내에선 낯선 브랜드지만 필리핀에서는 맥도날드, KFC의 인기를 앞지를 정도로 유명하다.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6조원에 달한다. 미국과 캐나다,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각지에 270개 이상 지사를 두고 최근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나머지 지분 30%는 졸리비푸즈의 자회사 타이틴다이닝이 5%,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25% 확보했다. 이들을 포함한 컴포즈커피 전체 지분 매각 금액은 총 3억4000만 달러(약 4700억원)로 추산된다.

컴포즈커피가 졸리비 푸즈에 인수되면서 숙인 글로벌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이번 졸리비 인수로 컴포즈커피의 올해 매출이 2% 증가하고, 매장 수는 3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됐던 '낮은 인지도' 문제가 모기업이 바뀌면서 해결됐기 때문이다. 특히 졸리비 푸즈의 핵심 거점이자, 시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확장 전략이 예상된다. 시장 조사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44억 달러 수준인 동남아시아 커피·차 전문점(카페)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8%씩 성장할 전망이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식품&외식 부문 선임 연구원은 "(졸리빈 푸즈가) 국내 카페 시장의 높은 수요에 따른 수익성 측면도 고려했겠지만, 추후 컴포즈커피의 브랜드 강화를 통해 'K-식음료'에 대한 호감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적극적인 진입 및 확장 정책을 펼치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컴포즈커피가 광고모델 BTS 뷔. [사진=컴포즈커피]
컴포즈커피가 광고모델 BTS 뷔. [사진=컴포즈커피]

다만 컴포즈커피 가맹본부의 이익이 가맹점주에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록 일부 지분 확보에 그쳤지만, 사모펀드가 소유그룹에 들어간 탓이다.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는 이번 딜을 주도적으로 관장한 것으로 알려졌고, 과거 bhc를 인수해 성장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비즈니스를 전담하게 될 예정이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차익을 남긴다. 통상 인수 후 5년 안팎으로 공격적 사업 확장·재무 개선에 나서 엑시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본사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맹점주들을 착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점주가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많이 지정하거나, 그 가격을 일방적으로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의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며 올해부터 직권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직권조사란 피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공정위가 자체적으로 불공정 행위가 의심되는 사업장을 조사하는 것을 뜻한다.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김광부 전국카페가맹점주협의회장은 "카페 프랜차이즈 중 사모펀드가 소유한 곳이 많다. 사모펀드는 투자금이 적잖게 들어간 만큼 반드시 회수를 하려고 한다. 그간 사례를 볼 때 컴포즈커피 역시 필연적으로 비싸게 물류를 공급한다든가, 시설비 등으로 마진을 내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일각에선 주인 바뀐 게 무슨 큰일이냐 말할 수 있다. 매장 운영하는 구조는 똑같지 않냐는 거다. 하지만 전혀 다르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점주들이 피부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체성인 '가성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본사 수익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려 외식물가 상승을 주도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가성비가 생명인 저가커피 브랜드 특성상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가커피 가격 인상 시 소비자들은 결국 음용 횟수를 줄이거나, 편의점 등 더 저렴한 채널을 찾아 떠날 것이다. 저가커피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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