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1년 넘게 오르고 있는 전셋값이 수요와 공급 불균형 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사 성수기로 불리는 가을이 다가오고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4년차를 맞이하면서 향후 전세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4주(6월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올라 전주(0.17%)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전세가격지수는 88.6으로 역전세 우려 속 전셋값이 급락한 지난해 1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5월 상승세로 돌아선 후 1년 넘게 상승세가 이어졌다.
부동산R114가 조사한 서울 전셋값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0.02% 상승한 가운데 △마포(0.12%) △광진(0.12%) △노원(0.07%) △강북(0.07%) △양천(0.04%) △동작(0.03%)구 등 모든 자치구에서 보합 또는 상승세를 보였다.
여전히 전세가는 이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업계는 향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마포와 성동구, 노원구 등 실거주자가 선호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가 거센 가운데 공급은 이에 따라주지 못하면서 전세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KB부동산이 조사한 6월 4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0.95로 지난해 12월 말 기록한 113.73과 비교해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공인중개사무소에 시장 동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로 100보다 클수록 매도자보 매수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그에 반 공급은 한 달 전과 비교해 15% 이상 매물이 감소한 지역이 나올 정도로 모든 자치구에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기준 가구수가 적은 종로구 매물이 141건 남아 166건이던 1달 전보다 15.1% 감소했고 은평구(13.8%)와 강남구(10.8%), 용산구(10.1%) 순으로 감소세가 컸다.
문제는 전세 수요가 몰리는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추석 이후인 9월 이후부터 이사 수요가 몰리면서 그 전 전세 매물을 찾아 계약하는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업계에서는 전세 상승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4년차가 되면서 전셋값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4년차가 되면서 전세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수요자가 전세 시장에 참하는 추세"라면서 "계약이 끝난 임대인도 가격을 더 올려 계약을 맺을 수 있어 임차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환경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수요자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6월 4주 수도권 아파트 시황을 분석하면서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수요층의 매수심리 지표들도 점차 개선세"라면서 "일반적으로 공급량 대비 수요층의 유입 정도에 따라 향후 가격 흐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심리지표를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며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중장기 신축 공급은 물론 구축 매물도 꾸준히 나오도록 시장 환경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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