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플랫폼을 '명품'으로 두르고 있다. 저가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아 가는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 공세에 맞서 특별함을 앞세워 대응하는 전략이다. 명품 소비가 많은 'MZ세대'를 품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롯데온의 최근 사례가 대표적이다. 롯데온은 지난 10일 명품 전문관인 '온앤더럭셔리' 국내 종합쇼핑몰 최초로 해외 온라인 명품 편집숍 '에센스(SSENSE)'를 공식 입점시켰다.
에센스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기반을 둔 글로벌 업체로 600여개 명품 브랜드, 15만개 상품을 취급한다. 2030세대 고객 비중이 전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 선호도가 높다.
롯데온은 "온앤더럭셔리는 공식 대행사를 통해 주문부터 상품 통관·검수·배송까지 모든 유통 과정을 관리해 직구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SSG닷컴도 같은 날 '에센스'를 품었다. 에센스는 SSG닷컴이 올해 들어 선보인 네 번째 명품 직구 플랫폼이다. 앞서 지난 1월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가 SSG닷컴에 입점했고 지난주에는 마이테레사 브랜드관이 문을 열었다.
SSG닷컴은 "명품 전문 업체 어도어럭스와 협업해 도입한 반품 대행 서비스를 통해 반품 시 고객이 해외로 직접 물품을 보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는 등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도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하는 등 명품 직구를 강화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해외 명품 직구 부문을 강화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급격하게 키운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와의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알리와 테무는 초저가로 무장해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는 중이다. 최근 가품과 품질 문제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두 기업은 여전히 국내 이커머스 방문주 수 상위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에 물류센터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등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C-커머스와의 경쟁에서 품질·신뢰도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명품을 택했다.
해외 직구가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해외 직구액은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했다. 올 1분기는 1조6476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4% 신장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사 플랫폼에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해외 직구 시 발생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명품 소비가 많은 2030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등은 백화점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품질과 신뢰에 대한 고객의 믿음이 높다. 이런 부분이 명품 구매 시 플랫폼을 선택할 때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라며 "명품은 알리, 테무 등이 강점을 갖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명품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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