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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변신에 담긴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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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맛집 확충…"MZ세대 유입되면 객단가 낮아도 방문 늘어"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백화점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매장만 고정적으로 유지해도 매출이 유지되던 과거와 달리 의류나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변화를 적극 주도하는 추세다. 팝업스토어를 앞다퉈 들이고 볼거리를 늘리거나 맛집을 보강하는 등 주력 소비층으로 주목받는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디지털 사이니지 조감도. [사진=신세계백화점]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달부터 본관 외벽 공사를 하고 있다. 본점 본관 외벽에 큰 변화를 주는 건 1930년 개점 이후 약 93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떠올리게 하는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이미 매년 크리스마스 시기에 옥외 광고를 운영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인증샷 명소로 자리 잡았는데 이 같은 광고를 상시 운영하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본관 외곽을 감싸는 1292.3㎡(가로 71.8m·세로 17.9m) 면적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오는 10월 말 공개 예정으로 백화점 테마 영상과 브랜드 광고를 비롯해 문화 콘텐츠와 공익광고 등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운영 시간은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명동이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면서 이런 결정을 했다"며 "한국은행과 구 제일은행 제일지점 등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본관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어우러지며 과거와 미래를 잇는 첨단 콘텐츠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중앙 아트리움. [사진=신세계백화점]

전국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식음료에도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패션이나 뷰티 제품은 백화점이 아닌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지만 소비자들이 값비싼 음식이나 디저트에는 지갑을 여는 추세여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일 15년 만에 강남점 식품관을 리뉴얼해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그랜드 오픈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추고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하는 브랜드를 대거 들였다.

앞서 신세계는 강남점 지하 1층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열었는데 인기 디저트 브랜드를 모아둔 탓에 누적 방문객이 약 425만명을 넘어섰다. 스위트파크의 선방으로 강남점 디저트 카테고리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 160% 올랐으며 강남점 전체 매출도 20% 상승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다시 한번 소비자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핵심 점포인 잠실점의 전면 리뉴얼에 돌입한다. 잠실점은 에비뉴엘과 롯데월드몰이 붙어 있는 강점을 활용해 MZ세대를 끌어모으기 위한 팝업스토어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티드 월드, 런던 베이글 뮤지엄, 블루보틀 등 인기 맛집을 연달아 입점시켰다. 이런 효과로 지난해 롯데월드몰 전체 매출 중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오픈한 '푸드 에비뉴'는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230만명을 돌파했다. 오픈 후 3개월간 매출 신장률은 전점 식품관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고급 식재료와 와인을 선보이고 60여 개 이상의 국내외 유명 맛집들을 대거 유치한 영향이다.

지난해 9월 더현대 서울 5층에 위치한 '디즈니 판타지 스튜디오'에서 고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

더현대 서울은 여전히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와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과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너의 이름은' 등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팝업 스토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들 콘텐츠의 경우 매니아층이 있어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이제는 팝업스토어가 고객들을 불러 모아 매출을 증대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이 오픈한 2021년에는 팝업스토어가 연간 100여 건 진행됐지만 지난해 440여 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70여 건이 진행됐다. 더현대 서울의 2030세대 매출 비중은 55%로 다른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평균(24.8%)의 두 배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백화점은 잠깐 있었다 없어지는 팝업스토어 대신 고정적인 매장을 유치하는데 공을 들였고 고소비층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다만 고소비층은 한 달에 한 번 백화점을 찾는다면 젊은 소비자의 경우 신선한 팝업스토어를 보기 위해 일주일에도 여러 번 찾고, 이게 쌓이면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팝업스토어와 맛집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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