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광주 분양시장이 공급물량 급증에 신음하고 있다. 공급 포화상태에서 추가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동시에 입주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전라권 입주율은 56.3%로 지난 2월 75.1%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강원권(58.3%)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입주율이 낮아진 동시에 2017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입주율은 해당 월에 입주를 마쳐야 할 아파트 단지에 입주했거나 잔금을 납부한 주택 비중을 뜻한다. 입주율이 떨어진 것은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거나 계약을 포기한 수요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잔금을 받지 못한 주택사업자의 부담이 커졌음을 뜻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입주율 하락 원인으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기존 아파트보다 비싸졌고 고금리와 잔금대출 어려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인 광주에서 신축 가격이 더 올라가면서 구축으로 일부 수요가 옮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2022년 기준 광주 주택보급률은 105.2%다. 주택보급률은 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로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으면 가구수보다 주택수가 더 많음을 뜻한다. 올해 입주를 앞둔 단지 또한 9000여가구에 달해 지난해 입주한 3246가구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은 분양 단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4월 기준 광주 미분양 주택은 1721가구로 전월(1286가구) 대비 435가구(33.8%) 늘었다. 지난해 12월 596가구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나 전국에서 가장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에 더해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미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반적으로 각 지자체는 해당 월에 계약이 끝난 단지를 미분양 현황에 반영하는 만큼 지난달 계약을 마친 단지가 미분양 현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앞서 광주에서는 서구 풍암동 '중앙공원 롯데캐슬 시그니처'와 북구 운암동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가 지난달 계약을 진행했다. 두 단지 모두 4월 1·2순위 청약 결과 일부 평형에서 미달이 발생한 바 있다.
이들 단지 모두 분양가가 기존 구축 아파트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돼 시장에 나왔다.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의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7억6100만원으로 지난달 기록한 지역 내 최고가 아파트인 남양휴튼 실거래가 3억8600만원보다 약 3억7500만원 비쌌다. 중앙공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또한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7억2590만~8억530만원 수준에 책정돼 2026년 8월 입주 예정인 '위파크더센트럴' 분양권 6억9990만원보다 비쌌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높은 시장이라 이전부터 수요자들은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을 매도하고 더 큰 평형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여왔다"면서 "고분양가에 더해 입주까지 상당기간 남은 상황에서 바로 입주할 수 있는 구축을 선택해 들어가는게 더 용이하다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 확산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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