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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상태 빠진 '원 구성'…21대 민주 '독점체제'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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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 두고 갈등 고조…21대 전반기 '데자뷔'
협상 결렬에 감정싸움 대치…민주, 결국 상임위 독식
미래통합당 '오만·독주' 총공세…20대 대선 '정권심판'
국힘도 '여론 호소전'…민주, '국회 독재' 역풍 맞을 수도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와 회동 결과를 말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2024.05.27. [사진=뉴시스]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와 회동 결과를 말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2024.05.27.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22대 국회가 개막했지만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는 '원 구성' 관련 협상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 모두 주요 상임위원장직에 대한 '절대 사수' 입장이 뚜렷한 탓에, 극단적 갈등상태로 치달은 21대 국회 전반기 더불어민주당의 '독점 체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진행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원구성에 대한 접근방식 부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을,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법제사법·운영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 확보를 위한 각각의 명분으로 고집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정하는 '게이트키퍼'인 법사위원장직이다.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등 소관 기관의 예산안을 합의하는 운영위와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됐지만 재발의된 방송3법을 다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도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는 상임위다. 하지만 타 상임위의 쟁점 법안을 비롯해 야당 주도 '특검 정국' 성패는 결국 상임위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원장을 누가 확보하는지 여부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선 법사위·운영위원장 자리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통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설 수 있었음에도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탓에 번번이 가로막힌 바 있다. 여소야대 정국을 다시 확보했지만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넘길 경우, 정부 견제의 핵심 동력인 '특검법 관철'은 최대 240일이 걸리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만이 유일한 방안이 되는 것이다.

여당에게도 법사위원장직은 기필코 사수해야 할 고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면 국회의장직을 달라"며 초강수를 뒀다. 국회의장이 원내 1당인 민주당 몫인 만큼, 법사위원장도 야당 몫이 되면 사실상 견제는 불가능하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견제와 균형에 기반한 건전한 국회 운영을 위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소속 정당은 달리하는 게 맞다"고 국회 관례를 강조했다.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확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독점 체제는 앞선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잇따른 협상 결렬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국회일정 보이콧을 선언했고, 민주당은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그 결과 1987년 민주화 이후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차지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당시 여야 협상에 핵심 쟁점도 법사위원장이었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 타결을 위해 통합당에 '예결위·국토위·정무위·문체위·농해수위·환노위' 등 7개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양보안으로 제시했지만, 통합당은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관례를 언급, "민주당은 오랜 반대와 전통을 깨고 법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빼앗았다"며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표결 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표결 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여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은 것도 이 시점이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반발해 "처음부터 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이라면서 그렇게 해보라"고 직격했고, 당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18개 상임위 위원장직 확보를 시사하는 등 여야 감정싸움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결국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법정 선출시한(6월 8일)을 일주일 넘긴 15일 자당 몫으로 배정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고, 2주가 지난 시점에선 나머지 상임위원장직도 협상 결렬을 이유로 모두 확보했다.

다만 당시 통합당은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민주당에 뺏겼지만, 반전의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미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에 맞서 국회 주도권을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합당이 선택한 것은 여론전이었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점 체제 이후 '오만과 독주' 이미지 부각에 사활을 걸었고, 이는 20대 대선 당시 '정권 심판론' 효과 극대화로 이어졌다.

현재 국민의힘도 21대 국회 당시 통합당의 여론 호소 전략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7일 국회법에 따라 원 구성은 완료돼야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사수 이외에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다수라는 힘의 논리를 앞세워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겠다고 압박하고 있는데,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민주당에선 "자신들의 안조차 내놓지 않고 자꾸 언론을 상대로 관례 이야기만 반복하는데, 이것은 명백한 시간 끌기"라며 맞받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사례처럼 민주당이 또다시 상임위원장직 '독점'을 강행할 경우,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에 대한 여당의 '국회 독재' 프레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22대 국회가 개원했음에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국회 운영이 아닌 위력 과시를 앞세운 모습을 누가 의회주의라고 보겠나"면서 "민주당이 위력과시 하는 모습을 국민은 똑똑히 보실 것이고 심판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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