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산업의 쌀로' 불리는 국내 철강업계가 최근 중국의 과잉 생산, 환경 규제 강화 등의 요인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올 하반기부터는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산업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전방 산업의 회복세에 따라 철강산업의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글로벌 철강 가격의 소폭 상승, 주요 국가들의 대중국 보호 무역주의 확대, EU 내 재고 소진 등의 이유에서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산업환경실장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철강의 단가가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산업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는 중국의 과잉 생산과 환경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으로, 과잉 생산된 철강 제품이 세계 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철강업계도 가격 경쟁력을 잃고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 실장은 "중국이 전 세계 철강 생산의 약 50% 차지하고 있어 철강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위축돼 소비가 감소하면서, 필요한 철강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수출을 40%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세계 철강 가격이 낮아져 우리나라 수익성도 저하되고 경쟁이 심해졌다"고 부연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철강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 총량의 약 8%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에 따라 친환경 생산 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해져, 이는 생산 비용을 증가시켰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와 전기로 확대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화석원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포스코는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10%, 2040년까지 50%, 2050년까지 100% 줄일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고유의 신(新)전기로를 신설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약 40% 저감된 강재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전기로에는 현대제철의 독자기술에 기반 한 저탄소제품 생산체계인 하이큐브(Hy-Cube) 기술이 적용된다. 하이큐브는 신전기로에 철스크랩과 고로의 탄소중립 용선, 수소환원 직접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한다.
다만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다. 단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이 실장은 철강업계 업체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철강업계는 수익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철강 산업과의 협력을 증진하고, 수입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시장 교란을 방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긴급 대응을 지원하며, 중장기적인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나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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