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 속 대다수 수요자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8만4000건 이상 쌓인 매물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아파트 거래량은 4840건으로 3월(3482건) 대비 1358건(39%) 늘었다. 1년 전 같은 기간(2981건)과 비교하면 2358건 증가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주택 가격 하락에 1790건까지 감소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들어 반등하며 4000건을 넘어섰다.
신생아 특례대출로 매수자의 금융 부담이 줄었고 전세와 월세 가격이 치솟으면서 . KB부동산이 조사한 5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88.361로 지난해 7월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월세가격 지수는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서울 아파트 전세는 3월 1만2472건에서 9356건으로 감소했고 월세 또한 같은 기간 8936건에서 5942건으로 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기준으로 시장 회복을 단언하기에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거래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 수요자가 시장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또한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거래량이 2022년 주택 시장 침체 이후 회복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5월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32.06으로 전달 32.99 대비 감소했다. 매수우위지수는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로 100보다 크면 매수자가 많음을 의미하며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지수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다.
한문도 국제부동산정책학회 부회장은 지난 30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22대 국회 부동산정책 입법 방향' 세미나에서 "현재 아파트 거래량은 정부 정책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과거 세계 금융위기 직후 정부 정책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회복세가 느리다"면서 "과거보다 아파트 수가 늘었는데 거래량이 적다는 점은 아파트 매수 수요가 줄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거래량 회복세가 예전만 못한 상황 속에 쌓인 매물을 해소하는 속도는 더딘 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물량은 8만4425건으로 연초(7만3929건) 대비 13.9% 늘었다. 서울 아파트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때 8만5000건까지 늘어난 매물은 거래량 증가 속 일부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남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거래량이 상승하면서 일부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을 높인 매물이 다수 나오면서 저가 매물을 찾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힘겨루기 속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쌓인 매물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거래량이 많지 않다"면서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부분과 다르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거래량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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