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들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난을 거부했다. 잇따른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와 불통 논란 등에 대한 사과 없이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하는 난을 개별 의원실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축하 난'을 받은 혁신당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입법권을 침해한 만큼, 난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욱이 이번 의원들의 집단 난 거부는 당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 아닌, 개별 의원들의 자체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조국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해 거부권을 오남용한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서 행동한 것"이라며 "입법권을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으로 보이기 때문에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그동안 14건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 중에는 특검도 있지만 민생 관련 입법이 굉장히 많다"며 "반성도 없이 의원들에게 축하 난을 보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고, 입법권부터 인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형 의원도 통화에서 "과거 윤 대통령이 저한테 표창장을 주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거절했다"며 "상은 제가 간직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나한테 상을 주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은 죄가 없지만 대통령의 불통은 죄인 만큼, 민생을 챙기고 야당과 협치 할 준비가 도 됐을 때, 다시 보내 달라"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대통령 난 거부 여부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난은 죄가 없고 이것을 치우시는 분들의 수고가 있지 않은가"라면서 "제가 있었을 때 난이 왔으면 돌려보냈을 텐데, 밤(30일)에 와 있다 보니 갈등한 부분은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서도 난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에 고민이 많다고 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뜻을 전달해도 이 축하 난을 처리하는 것은 청소노동자에 몫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 이름과 축하 메시지가 담긴 리본은 자르고 난만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차규근 의원은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리본을 자른 사진을 게시하며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하는 그 분은 바로 싹둑 잘라 거부하고,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소중한 난은 잘 키우겠다"고 했다. 김선민 의원은 "가격이 좀 나갈 것 같아 보이는 난은 꽃집에 드리겠다"고 했다.
박은정 의원도 "난은 죄가 없다"며 "잘 키워서 윤 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 난으로 대통령실에 돌려드리겠다"며 "향후 제출할 법안과 직무 관련 밀접성, 이해충돌 등이 있으니 이런 선물은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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