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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에 진심인 삼성전기…'원재료 핵심기술' 앞세워 전장용 MLCC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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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LCC서 쌓은 노하우 활용해 전장용 시장 선도…"올해 1조원 매출 목표"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글로벌 MLCC 시장은 기존 모바일 시장에서 모빌리티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IT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로봇, AI 서버, 에너지용 MLCC에도 개발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위헌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 상무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에 있는 삼성전자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삼성전기 제품학습회 SEMinar'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위헌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 상무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에 있는 삼성전자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삼성전기 제품학습회 SEMinar'를 열고 삼성전기의 MLCC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삼성전기는 최근 전자 산업의 변화를 고려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며 미래 성장 시장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경우 IT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서버·전장 등 성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오는 2025년 전장·AI 분야에서 2조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장용 MLCC은 제품 라인업 확대와 차별화 기술을 통해 올해 1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향후 다가올 메가트렌드 시장인 AI용 서버, 공장 자동화용 로봇 등 산업용 제품 시장에서도 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해나갈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MLCC 제품 라인업과 MLCC 제품이 담긴 와인잔 모습. [사진=삼성전기]

◇머리카락 두께 속 첨단 기술 'MLCC'

김 상무는 이날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AP·IC)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라며 "또 전자 제품 안에서 신호간섭(노이즈)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LCC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가전제품, 전기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는 대부분 사용돼 일명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MLCC 제품의 크기는 머리카락(약 0.3mm)보다 얇아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0.4mm*0.2mm부터 5.7mm*5.0mm까지 다양하다"며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개, 전기차는 1만8000개~2만개 정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MLCC는 전자 부품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내부는 500~6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으로 300ml짜리 와인잔에 채우면 수 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설명회에는 약 3억원 상당의 MLCC 제품이 담긴 와인잔이 전시됐다.

MLCC 내부 모식도. [사진=권용삼 기자]

◇마이크로 레벨에서 최고 난이도 기술이 필요한 'MLCC'

'MLCC'는 크기는 작으면서 저장하는 전기의 용량을 크게 만드는 것이 제품의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선 유전체 등 미립의 소재 기술과 간섭 없이 균일하게 층을 쌓을 수 있는 제조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나노 기술 단계에서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기술은 반도체지만, 마이크로 기술 단계에선 MLCC가 가장 높은 기술로 꼽힌다.

이러한 MLCC는 세라믹과 금속(니켈)을 번갈아 쌓아 만든다. 원재료에 여러 종류의 첨가물을 넣어 종이처럼 얇게 인쇄한 뒤 이를 쌓아 올리고, 필요한 크기로 잘라 도자기를 굽듯이 열처리하는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김 상무는 "세라믹 재료에 어떤 물질을 첨가하고, 각각 첨가량을 얼마로 하는지가 MLCC의 특성을 좌우한다"며 "이러한 세라믹 원재료 기술은 MLCC 제조 업체들의 노하우(Know-How)로 핵심 기술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내부 층(세라믹과 니켈)을 많이 쌓을수록 전기를 많이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얇게 쌓고 작게 만드는 미세 제어 제조기술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MLCC의 품질을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에는 온도가 꼽힌다. MLCC의 생산 과정에서 세라믹과 니켈을 교대로 쌓은 것을 1000℃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는데, 세라믹과 니켈이 구워지는 온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적정한 온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적절한 온도에서 잘 구웠다 하더라도 얇은 내부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겉보기에 파손이 없어 보이더라도 내부에 금이 가진 않았는지 전기적 특성 등 품질과 외관을 검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삼성전기 MLCC 제품으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 [사진=삼성전기]

◇자동차 1대에 1만여개…규모 커지는 '전장용 MLCC'

'전장용 MLCC'는 'IT용 MLCC'와 역할은 비슷하지만, IT제품과는 사용환경이 다르다.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특히 고사양 전장용 MLCC의 경우 고온(150℃ 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러한 자동차의 가혹한 테스트 환경을 만족하기 위해선 고온,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과 진동과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미세구조 설계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에 전장용 MLCC는 IT제품 대비 요구되는 수명과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며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된다. 아울러 전장용 MLCC는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품질과 제조 기준을 가지고 있고, 각 거래선별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생산할 수 있다.

김 상무는 "IT 제품의 경우 보증 수명을 3년 이상 요구하는 것에 비해서 전장은 15년 이상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기계적 충격이나 진동, 휨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장용 제품의 경우 IT 제품과 비교해 기계적 강도가 2배에서 5배 정도 높은 요구 수준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까다로운 요구 사항에도 전장용 MLCC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역시 IT 제품과 비교해 3배 이상 비싸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전장용 MLCC 시장은 지난해 4조원에서 오는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이다.

김 상무는 "사업별로 보면 IT의 경우는 한 5% 정도의 성장률을 가지고 있고, 산업용 같은 경우도 클라우드나 AI 서버가 중심으로 약 7%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전장용의 경우 전기차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가게 되면서 약 12%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전장용 중에서도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분야가 44%,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는 69%, 콤포트 분야가 33%, 파워트레인 분야는 무려 138%에 이른다"며 "저희도 ADAS와 파워트레인 분야에 집중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양산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전장용 MLCC 제품 출시 일정 요약. [사진=권용삼 기자]

◇원재료 핵심기술로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해 2018년에는 부산 사업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 사업장에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2020년부터 가동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생산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도 자체 원료를 활용할 수 있다"며 "삼성전기는 MLCC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 공장의 경우 자동화된 시스템을 가지고 원료 체제를 구현하고 있다"며 "1공장에선 박층 고용량 제품을, 2공장에선 고신뢰성 기종을 합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최근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고용량 제품, 휨 강도, 고온, 고압 등을 보증하는 전장용 제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앞서 2020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과 제동 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다.

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상용화했다. 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를 13종으로 확대했다. 또 올해에는 16V급 세계 최고 용량의 ADAS용 MLCC 2종과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와관련, 장덕현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전장·서버 등 성장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강한 사업체질 구축이 필요하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차별화로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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