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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그립' 약해졌나…특검법 이탈·'비윤 당권'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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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 '채상병 특검법' 반란표 우려
당대표 후보 한동훈·유승민 등 유력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총선 패배 주 요인으로 '정권심판론'을 지적받은 국민의힘에서 당 내 여러 현안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친윤계'로서도 제동을 걸만한 마땅한 명분과 전략이 보이지 않으면서, 향후 윤 대통령의 당 내 영향력이 줄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상병·김건희 특검 절대 안된다는 尹…여 내부선 '갸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고맙습니다.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현장' 주제로 열린 스물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수용 불가' 의지를 재확인한 채상병·김건희 특검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은 여전히 높다. 특히 채상병 특검의 경우,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도입해야 한다' 57%,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은 29%로 찬성 의견이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1.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은 내주 중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연일 '쇄신을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강경 기조가 부담이다. 일단 지도부 차원에서는 일관되게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탈' 조짐도 만만찮다.

채상병 특검 국회 재표결 시 '가결표를 던지겠다'고 줄곧 말해온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16일)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찬성 의견에 변함이 없다"며 "대통령께서 자신이 있으시다면 오히려 선제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특검을 받겠다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표결에서 홀로 남아 가결표를 던진 김웅 의원 역시 종전 입장을 유지 중이다.

현 재적 의원 295인이 재표결에 참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결을 위해선 197표가 필요하다. 현재(21대 국회) 야권이 180석인 만큼, 이탈표 17석이 나오면 최종 통과될 수 있다. 안 의원과 김 의원 말고도 재선이 불발된 21대 현역 의원 55명 가운데서 '소신 투표'를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이번 특검이 사법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대규모 이탈표가 나와 특검이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부결 이후 정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재표결을 통해 부결된 바가 있는 만큼, 민주당의 차기 국회 내 법안 재발의 시까지 시간은 벌었지만 벌써부터 직접적인 당 내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경기 포천 가평 당선인)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단행된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급 인사에 대해 "국민의 역린이 무섭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통령이) 눈치를 좀 봤으면 좋겠다"고 비판하며 "인사교체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국민들께서 '속았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해 보여 위험했다. 특검에 (윤 대통령이) 명분을 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미 재발의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은 22대 국회에서 당 내 이탈표가 불과 8석만 나와도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유력 당권주자 '비윤 일색'…'한동훈 당대표' 땐 당정관계 '스파크'

7월쯤 개최가 전망되는 전당대회에서 '비윤(비윤석열계)'으로 분류되는 인사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점도 윤 대통령의 당 내 그립이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차기 당대권 유력 후보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꼽힌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적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누가 되더라도 '수직적 당정관계'가 형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윤계에선 권영세, 권성동 의원 등 중진급 의원을 카드로 검토 중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서 구자룡 양천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한 전 위원장이다. 여권에 따르면 그는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와는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꼽힌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는 26%로 유승민 전 의원(28%)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48%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2위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하는 등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 윤 대통령도 지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위원장이 당권을 차지할 경우 용산의 입김을 피해 '자기 정치'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다음 대선을 봤을 때, 야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대표와 싸울 수 맞상대 카드는 한동훈 외엔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보수 지지층이 이 대표를 '범죄자'로 보는 상황에서, 검사 출신인 한 전 비대위원장은 '범죄자를 잡는 정의구현자'라는 인식이 있고, 한동훈으로 총선은 아니지만 대선은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한 비대위원장 높은 지지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책임론'을 언급하며 한 전 비대위원장 출마를 반대하는 기류도 상당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점차 희석되는 분위기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용태·조해진 의원과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을 비롯해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 첫목회 등에서도 '한 전 비대위원장 출마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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