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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돌처럼"…일본인의 한국 화장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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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격에 좋은 품질로 일본 중저가 브랜드 대체제 자리매김
일본 소비자, 국내 콘텐츠·아이돌 접하며 한국식 화장법에 관심
국내 뷰티업계, 일본 맞춤형 마케팅 확대에 박차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이런 화장품을 사용하면 한국 아이돌처럼 예뻐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본의 화장품 판매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일본 10~20대 연령층의 한국 화장품 사랑이 뜨겁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 예쁜 패키지, 트렌디한 콘셉트 등이 일본 내 K뷰티 인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K컬처, 특히 K아이돌 영향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4번째 한류 열풍'이라는 말까지 들릴 정도다. 과거 일본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 여행에 가면 일본 화장품을 사오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업계 역시 일본에서의 K뷰티 열풍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앞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다. [사진=올리브영]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앞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다. [사진=올리브영]

일본은 세계 3위 규모의 전통적인 화장품 강국이다. 2021년 기준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은 306달러로 미국 279달러보다 높다. 최근 일본 뷰티 시장에서는 '새로움'과 '혁신성'에 대한 니즈가 부상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선보이는 K뷰티에 흥미를 느끼는 일본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 브랜드의 색조 제품의 경우 기존에 인기 있는 제품이 꾸준히 팔리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K뷰티 제품의 경우 무궁무진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을 통해 트렌드에 맞춘 고품질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도 한몫했다.

16일 한국무역협회(KITA)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화장품 수입국가별 비중을 보면 한국의 점유율은 2019년 19%에서 2020년 29%로 급상승한 이후 2021년 31%를 차지하며 기존 1, 2위였던 프랑스와 미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36%까지 증가했다. 고가 브랜드에 있어선 여전히 오래된 현지 브랜드의 위상이 높지만, 중저가 및 색조 브랜드는 해외 화장품으로 대체되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뷰티 업계도 일본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형 행사를 개최하고, 일본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을 들이는 것이다.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 내부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 내부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진행했는데 인기에 힘입어 올해 4월에도 열며 2년 연속 대형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에스쁘아, 에스트라, 헤라, 프리메라, 비레디, 롱테이크 등 총 11개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소개했는데 2일 만에 방문 예약이 모두 완료되고 약 10만 개의 고객 체험 샘플이 모두 소진됐다.

LG생활건강도 작년 하반기부터 VDL, 글린트, 프레시안 등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VDL은 지난해 9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뷰티 유튜버 '회사원J'와 협업한 일본 전용 제품 '퍼펙팅 실키핏 커버 쿠션'과 같은 라인의 파우더를 출시하며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VDL 일본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2% 성장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입점 요청도 쇄도하는 상황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일본 뷰티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hince)의 모회사인 비바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에이지투웨니스 신제품 설명 세미나 현장. [사진=애경산업]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에이지투웨니스 신제품 설명 세미나 현장.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은 지난달 초 일본에서 에이지투웨니스의 스테디셀러인 '에센스 팩트'의 현지화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설명 세미나를 진행했다.

브랜드 루나는 지난 2월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사쿠라를 브랜드의 새 모델로 발탁했으며, 현지 마케팅을 통해 일본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루나는 2021년 큐텐 재팬 등 일본 온라인 플랫폼 진출을 시작으로, 2022년 11월 오프라인 채널인 로프트, 프라자 등에 진출하며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진출 당시 650여 개 매장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3800여 개 매장까지 확장했다.

'KCON JAPAN 2024'에 참가한 올리브영의 부스가 관람객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CJ올리브영]
'KCON JAPAN 2024'에 참가한 올리브영의 부스가 관람객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CJ올리브영]

뷰티 강자로 떠오른 CJ올리브영도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로 일본을 택했다. 일본의 판매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중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브랜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케이콘 재팬 2024'에서 K뷰티를 알리는 행사 부스를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했다.

올리브영은 현재 자체 브랜드를 로프트, 프라자 등 일본 오프라인 버라이어티숍과 라쿠텐, 큐텐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올리브영 브랜드(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필리밀리, 컬러그램, 브링그린 등)의 일본 매출액은 지난 4년간(2020~2023년) 연평균 125%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세계 3위 수준의 뷰티 시장을 보유한 매력적인 국가지만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보수적인 시장이었기 때문에 기존에는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10~20대를 주축으로 K뷰티와 같은 타 국가 브랜드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 뷰티 업계 역시 이를 놓치지 않고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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