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전날(9일) 압도적 표차로 국민의힘 22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에 오른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의 첫 과제는 '특검 이탈표 단속'이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단일대오'를 내건 가운데, 당장 '당론을 따르지 않겠다'고 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강대강 정국'의 뇌관인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에 대해선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보고, 그래도 국민들이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 특검을 두고는 한 발 더 나아가 "전 정부에서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검찰 특수부를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검경 수사가 부실 의혹이 있어야 특검을 해야 하는 것인데, 야당의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는 강경론을 펼쳤다.
추 원내대표도 용산과 다른 목소리를 낼 일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 거부 입장도 (윤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느냐'라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이 사항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윤 대통령과) 다 같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이 총의를 모아 당론을 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의원 개개인이 단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만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한 채상병 특검은, 현 재적 의원 295인이 재표결에 참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결을 위해선 197표가 필요하다. 현재(21대 국회) 야권이 180석인 만큼, 이탈표 17석이 나오면 최종 통과될 수 있다.
나아가 김 여사 특검의 경우 전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를 공식화했는데, 이 경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당 내 이탈표가 불과 8석(22대 국회)만 나와도 무력화돼 추 원내대표의 부담은 더 커진다.
이미 채상병 특검에 대해선 이탈표를 던지겠다고 한 의원이 등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결이 당론으로 정해질 경우 당론에 어긋나는 투표를 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어떻게 보면 (특검 실시가) 당론보다 더 중요한 보수의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최초 표결에서 본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가결표를 던진 김웅 의원을 비롯해 재선이 불발된 의원들이 '소신 투표'를 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 저지라는 산을 넘어도 추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당장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원외 인사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혁신 요구를 그가 어떻게 녹여낼지도 관건이다. 전날 추 원내대표가 '원내부대표 한 명을 지정해 원외 조직위원장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전당대회 7말 8초 연기설'이 나오는 상황에 원외 인사들이 이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 현재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고 벼르는 상황에서, 추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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