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의대 증원 사태로 의료계와 정부간의 협상이 장기화에 접어들자 대학병원의 경영난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주형 경희의료원장은 지난달 30일 경희의료원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당장 올해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알렸다.
오 원장은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의료사태가 11주차로 접어들며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의료원 또한 지난 3월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을 결정하고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로 자금 대책을 실행 중이지만, 매일 억 단위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원 53년 이래 최악의 경영난으로 인한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도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며 "시뮬레이션과 결과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인 급여를 비롯한 각종 비용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이 학년도 말에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또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휴가, 보직 수당, 교원성과급 반납, 관리 운영비 일괄 삭감, 자본투자 축소 등으로 비용 절감 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며 "현재 외부 자금의 확보 가능성은 매우 불확실하며 자금의 차입은 경희의료원의 미래 성장에 늘 걸림돌로 후배들에게 크나큰 고통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서울아산병원은 빅5 병원 중 처음으로 지난달 초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도 지난 3월 전체 의대 교수에게 향후 6개월 간 급여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의 '급여반납동의서'를 보냈다. 반납 금액은 월 48만원, 116만원, 자율 중 선택하도록 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16일부터 3월까지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을 대상으로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의료 수입이 4238억3489만원(병원당 평균 84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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