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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특별법' 21대 협치, '특검법 단독처리'로 빛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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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여당 퇴장 후 국회 본회의 통과
與, 대통령 거부권 건의 시사…"입법 폭주 개탄"
민주 "늦었지만 다행…김진표 의장, 감사하다"
대통령실 "'협치' 잉크도 안 말라…엄중 대응할 것"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채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자 '이태원 참사 특별법'으로 마련된 협치 분위기는 깨진 모양새다. '입법 폭주'로 규정한 여당은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선언과 함께,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시사하면서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4.05.02. [사진=뉴시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4.05.02. [사진=뉴시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을 표결한 결과, 재석 168명 중 찬성 168명으로 가결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전원은 법안 처리에 반대해 표결에 불참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모 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에 사망한 사건으로,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사건 축소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법안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 수사 과정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지휘를 갖는 특별검사 임명과 그 직무 등에 관한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수사대상이 대통령실을 포함해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등 이번 사건을 인지하는 관련자들이 포함된 탓에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시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입법폭주 규탄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대통령) 거부권을 건의해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을 매번 특검으로 처리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이 왜 필요한가, 정치적으로 입장이 다른 사건은 전부 특검으로 수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야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치고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을 단독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4.05.02. [사진=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치고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을 단독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4.05.02. [사진=뉴시스]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로 마련된 여야 협치 가능성도 한순간에 깨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는 이태원 특별법 처리를 위해서만 동의한 것이지, 특검법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변경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여당은 '협치'가 깨졌다고 판단,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윤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이태원 특별법을 합의 처리 하면서 협치의 희망을 드리고자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입법 폭주하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거기에 가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장이 숙의 시간을 주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민주당과 짬짜미로 입법 폭주한 것은 정말 개탄스럽다"며 "우리 당은 앞으로 21대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국회법상 채상병 특검법 처리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의사일정 변경 표결에 앞서 "21대 국회 임기가 29일까지이므로 60일 이후를 기다릴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이라면서 "국회법이 안건의 신속 처리 제도를 도입한 취지에 비춰볼 때, 이 안건은 21대 국회 임기 내에 어떠한 절차를 거치든지 마무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한 끝에 오늘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표결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의장에 특검법 처리 절차에 나서라고 압박한 민주당은 "법안 처리에 감사하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합의가 불가능하거나 고의로 합의를 지연하는 경우 국회법대로 하는 것이 국회 원칙이라는 측면에서 김 의장이 마지막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법안을 처리해 줘 감사하다"고 했다.

진성준(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홍익표 원내대표. 2024.05.02 [사진=뉴시스]
진성준(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홍익표 원내대표. 2024.05.02 [사진=뉴시스]

그는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이태원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세 개 법안 모두 사회적 참사의 진실, 특히 젊은 세대와 관련 있는 사건 및 법안들인 만큼, 우리 기성세대와 정치적 책임이 있는 국회가 신속히 해결해야 했다"며 "늦었지만 오늘이라도 통과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수회담을 계기로 협치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한 대통령실은 곧바로 유감을 표명했다. 김수경 대변인은 지난 1일 여야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 합의 당시에만 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회담을 통해 여야 협치와 정치 복원이 시작됐는데, 이번 합의는 구체적인 첫 성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자,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의 특검 강행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면서 "협치 첫 장의 잉크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했고, 여야가 힘을 합쳐 민생을 챙기라는 총선 민의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향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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