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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삼성과 경제를 품었다, 이젠 정치가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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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우리나라가 올해 1분기에 전기 대비 1.3%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적표다. 깜짝선물이다.

수출은 이동전화기 등의 IT 품목을 중심으로 0.9% 늘었다. 삼성의 부활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AI 핸드폰으로 불리는 갤럭시 S24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국민도 화답했다.

지난 한 해에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많은 6조6060억원을 3개월 만에 벌어들였다. 그저 입이 쩍 벌어질 뿐이다. 예상보다 많은 성과를 냈다.

한국은행의 발표를 보면, 민간 소비가 전기 대비 0.8%, 정부 소비가 0.7% 늘었다. 민간 소비가 정말 그렇게 많이 늘었나? 체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자존심이라는 GDP 집계에서 뭔가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은 상상하기 힘들다.

흔히 말하는 '통계적 착시'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이 정도 착시를 예상하지 못했겠느냐는 의문은 있다.

전기 대비 0.8% 증가한 민간 소비는 2022년 4분기 이후 2023년 내내 냉탕에서 이제 조금 온기가 돈 정도로 해석한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전기 대비로는 0.6%포인트(p)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론 여전히 마이너스(-0.2%p)다.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통계인 카드 승인 실적은 이런 현상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과 승인 건수는 각각 291조원, 67억건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4.8%, 6.2% 증가했다. 개인카드로만 좁혀보면 5.9%(242조원), 6.4%(64억건)로 개인들의 카드 씀씀이가 조금은 더 컸다.

이를 한국표준산업분류표에 따라 어느 업종에서 카드 사용이 늘었는지를 보면, 더 구체화할 수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증가했다. 그러나 전기 대비론 운수업과 교육서비스업, 보건업만 늘었다.

1년 전, 국민의 카드 결제가 워낙 적었기에 증가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지난해 4분기 대비로도 카드 결제액 자체는 10조원 줄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물가가 오르고, 환율도 올라 돈값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가계의 소비는 그야말로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가깝다.

올해 1분기엔 평년보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소비층의 여행(운수업 3.7%↑) 수요가 늘었다. 모두투어의 발표 내용을 보면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출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한은도 민간 소비와 관련해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을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나머지 국민의 소비 증가분은 그리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새 학기에 들면서 자녀들의 학원비 증가로 교육서비스업 결제가 9.6% 늘었다. 운수업과 교육서비스업의 전체 카드 결제액은 5조원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다.

보건업도 전기 대비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엔 코로나 환자가 증가했다. 황사 등에 따른 호흡기 질환도 늘어 많은 국민이 병원비를 더 썼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카드 결제액은 운수업이나 교육서비스업에 비해 3배 규모다. 그러니 삶의 질을 위해 돈을 더 썼다기보다는 아파서 병원 다녔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소득 격차로 씀씀이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어쨌든 우리 국민은 여유가 있어서이건, 피할 수 없는 지출이건 소비의 불씨를 살렸다. 삼성의 노력은 나라 경제 성장에 큰 보탬이 됐다. 총선이 끝나고 우열도 가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국민 살림살이 지원은 기대난망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회가 저 모양이니 기대할 것이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뿐이다.

이젠 정치가 화답해야 한다. 궁한 형편에도 국민이 꺼트리지 않은 소비 불씨를 정치가 키워야 한다.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야 한다.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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