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첫 회담을 위한 실무 회동이 두 차례 열렸지만 모두 '빈손'으로 종료됐다.
민주당은 25일 각론으로 제시한 여러 의제에 대해 검토 결과를 논의하고 싶었다면서 빈손 회동의 책임을 대통령실에 돌렸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은 두 사람이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민주당의 회신을 차분히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날 실무 회동에는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참석했다. 지난 23일 1차에 이은 2차 실무 회동이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사전 의제 조율이나 합의가 필요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시급한 민생 과제를 비롯해 국정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브리핑에 앞서 천준호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저희가 제시한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회의를 진행했지만, 대통령실에서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주장하는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13조 원 편성을 비롯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채 상병 특검, 재의요구권(거부권) 자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미 윤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든 들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대표 역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마찬가지의 입장을 피력한 만큼 회담에서 나눌 의제와 형식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사안별로 접근하고 회의한 영수회담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이 경우 광의의 협의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자유로운 만남이 더 효율적인 회담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 수석은 "예컨대 25만 원 민생지원금이나 채 상병 특검 등 몇 가지 의제를 민주당 쪽에서 제시한 것에 대해 수용, 불수용, 반수용, 부분수용을 할 수 없다"며 "어쩌면 국회법 등에 위반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대통령께서 결정을 할 수 없는 부분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민주당은 지도부와의 논의를 거쳐 3차 회동 등 대응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영수회담은 당초 이번 주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양측의 의제 조율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개최 시점이 내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