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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몽구 씨 등 신군부 고문 피해자 9명…法 "국가가 4억원 손해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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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군사반란, 5·18 민주운동 시위 참여…폭행·고문당해
계엄법 위반 혐의로 감옥살이하다 '무죄'…法 "국가 배상 책임 인정"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신군부의 각종 무력 진압에 반발해 시위에 참여했다가 고문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손해 배상금을 받게 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창모)는 최근 시인 박몽구 씨 등 60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창모)는 최근 시인 박몽구 씨 등 60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원고 중 박씨 등 9명에게 3억9637만원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을 명했다.

박 씨 등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주축으로 한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과 이후 벌어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등에 반발해 이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 직장인이다.

당시 정부는 이들이 시위에 나섰다는 이유로 최대 10개월가량 구금한 상태에서 폭행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 피해자는 계엄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1998년~2022년 사이 재심 판정에서 무죄를 받고 헌법에 따라 형사보상금을 수령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원고들은 국가를 상대로 인당 3000만원~6억1500만원 상당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 측은 재판에서 "피해자들은 민법상 시효가 정지되는 6개월이 경과한 뒤 소송을 제기해서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없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라 이미 보상을 받은 이들의 위자료는 해당 보상금만큼 차감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런 정부의 주장과 달리 법원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자들이 위자료 채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기간이 끝난 시점 이후, 3개월 만에 소송을 제기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창모)는 최근 시인 박몽구 씨 등 60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셀스]

재판부는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의해 헌정질서 파괴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가혹행위는 법질서 전체 관점에서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당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배상법에 따라 받은 보상금만큼 위자료를 차감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보상금과 위자료는 지급 원인과 성격이 다르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국가가 피해자들의 구금 일수 1일당 3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산정했다. 또 피해자들이 국가폭력으로 얻은 장애에 대해서는 최대 6000만원의 위자료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불법 가혹행위 등이 이뤄진 시기 이후 피해자와 혼인하거나 출생한 자녀, 손자들에 대해선 국가의 배상책임이 없다고 봤다. 만약 피해자들이 형사보상금을 수령한 경우, 해당 금액만큼 공제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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