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기업공개(IPO) 비수기로 꼽히는 4월이지만, 이번 주부터 4개의 기업이 증시 입성에 나선다. 최근 대내외 리스크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시가총액 조 단위급 '대어'의 등장으로 시장 분위기도 살아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 HD현대마린솔루션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18~19일 진행된 제일엠앤에스를 포함하면 5곳이 연달아 공모 청약을 접수하는 것이며 한 주에 4곳이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것은 2월 셋째 주 이후 약 2달 만이다.
통상 4~5월은 IPO 비수기에 해당한다. 연말 북클로징(회계장부마감) 기간 전까지 IPO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회사들은 다음해 2~3월에 청약을 받고 상반기 결산 재무제표가 마무리 된 회사들은 하반기 청약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도 지난달 코스닥 입성을 준비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요구, 자진 정정 등으로 공모일정이 순연돼 이번 주에 청약이 몰렸다.
이번 청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준비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의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는 회사로, HD현대가 지분 62%를 가지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3조7100억원으로, 올해 첫 대어급이었던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을 두 배 이상 넘는 수준이다. 공모 규모도 최대 7423억원으로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다.
다만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445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는 점, 주가수익비율(PER)이 31.5배 수준으로 다소 높은 점은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KKR의 지분 중 구주매출로 팔고 남은 물량 1075만주는 상장 후 6개월간 보호예수로 들어가고 그 이후엔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사장은 "향후 물량 매각에 대해 KKR과 논의한 부분은 없다"면서도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고배당 성향이라 지분을 내놓을 이유는 없고 만약 물량을 내놓더라도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는 선에서 KKR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 매끄럽게 엑시트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외에도 민테크, 코칩, 디앤디파마텍도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테크는 이차전지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검사·진단하는 솔루션 개발업체이며 코칩은 초소형 2차전지라 불리는 슈퍼커패시터를 만드는 기업이다. IPO '삼수생'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 주사용 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등 다수의 글루카곤 유사 펩사이드 기반 혁신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대외 리스크, 달러 강세 등으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지만, 이번 공모주 슈퍼위크를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도 반전 흐름을 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작년 말부터 이어져 온 수요예측 과열 분위기도 조단위 급 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가라 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IPO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많아 공모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수요예측 과열 분위기가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전후로 반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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