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비공개로 만나 향후 국정 기조와 인선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국정 수습을 서둘러야 한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선을 둘러싼 여론을 예의주시하며 고심 중인 상황에서 홍 시장을 만나 향후 국정 기조와 인적쇄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1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홍 시장과 4시간가량 만났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아이뉴스24> 통화에서 "차기 국무총리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장제원 의원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국무총리 후보의 경우 야당과 소통이 잘 되는 인물이, 비서실장은 정무 감각이 뛰어나고 충직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같이 추천했다고 한다. 그는 "수용 여부는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했다.
이번 만찬 회동은 윤 대통령이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인선 방향뿐 아니라 내각 쇄신, 야당 대처 방안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 차기 총리, 비서실장 임명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좌고우면하면 안 된다"는 뜻도 전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필요 없는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의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명실상부한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인 장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승리 후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고 새 정부 조각 작업부터 대통령실 인선까지 그의 손을 거쳤다. 이번 총선에서 친윤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며 희생정신을 보였고, 3선 의원으로서 야당 인사들과 대화도 잘 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야당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 인선은 '대통령 첫 메시지'와 다름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임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국정쇄신의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야권 비판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그를 비서실장에 최종 발탁하기란 상당한 부담이다. 장 의원 본인도 비서실장직을 고사하는 걸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새 국무총리에 박영선 전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자 17일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야권은 '혼종', '야당 파괴'라고 비판했고, 여권도 여권대로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해선 안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여야 협치를 위해선 인재풀을 야권까지 넓혀야 한다는 야권의 압박과, 보수진영 인사들을 핵심 요직에 기용해야 한다는 여권 주문이 뒤섞인 상황에서 중간에 끼인 윤 대통령의 막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면적 국정 수습을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을 가장 먼저 단행할 걸로 보여, 발표는 이르면 19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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