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정부가 배달용 전기 이륜차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10% 더 주는 등 혜택을 확대했지만, 정작 배달 라이더들에게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18일 환경부의 2024년도 전기이륜차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올해 전기이륜차 4만대 보급을 목표로 총 320억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 배달용으로 전기이륜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10% 더 준다.
배달용 입증도 손쉬워졌다. 보험료가 분 단위로 책정돼 실제 운행시간만큼 보험료를 납부하는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에 6개월 이상 가입된 상태면 배달용 이륜차 구매를 인정한다. 기존에는 유상운송보험을 6개월 이상 유지하거나 비유상운송보험을 3개월 이상 유지하는 조건으로 가입해야 했다. 또, 기존에 사용하던 내연기관 이륜차를 사용폐지·폐차 후 전기이륜차를 구매하는 경우 추가 지원금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보조금이 늘어난 상황이지만, 전기 이륜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게 식어있는 상황이다. 실제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구매보조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기 이륜차 보조금이 발표된 지자체 119곳 중 98곳은 1대도 출고되지 않았다. 이는 전기 이륜차가 긴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보조금을 받더라도 내연기관 이륜차와 큰 가격 차이가 없는 점 등으로 분석된다.
전기 이륜차는 한 번 충전하는 데 2~3시간이 소요되지만 내연기관 이륜차는 기름만 채우면 곧바로 출발할 수 있다. 또, 전기 이륜차는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70~80㎞에 불과하지만, 내연기관 이륜차는 3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이런 단점은 배달 라이더에게 크게 다가온다. 통상 전기 이륜차는 약 10~12건 정도의 배달을 마치면 배터리를 전부 사용해 충전하거나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 이륜차의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배터리 스테이션은 여전히 부족해 불편한 상황이다.
아울러 전기 이륜차는 보조금을 받더라도 내연기관 이륜차와 가격이 비슷하다. 이와 함께 최고 속도 출력이 100km/h를 넘는 차량이 없는 상황이다.
한 배달라이더는 "시간이 돈이 배달업계에서 느린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낮은 속도 등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며 "연료비가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도 있지만, 애초에 내연기관 이륜차의 연비가 높아서 연료 값이 크게 들지 않기에 전기 이륜차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기 이륜차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기 보다는 전기 이륜차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국내 연구, 생산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이륜차의 주행거리, 충전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기 이륜차는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현재 품질이 좋지 않은 중국산 저가 전기 이륜차가 시장을 차지한 가운데 전기 이륜차를 연구·제작하는 국내 기업들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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