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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노조 대규모 집회 열린 삼성전자…'노조 리스크'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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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 DSR서 노조 추산 2000명 집회…내달 서초 사옥서 두 번째 집회 예고
"사측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파업 내모는 것"…갈등 장기화에 경쟁력 약화 우려 커져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가 최근 노사 임금협상이 결렬되고 양측 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본격 단체 행동에 나서며 노사 양측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노사 갈등 장기화로 치열해지는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가 17일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내 DSR(부품연구동) 앞에서 '모이자 일천명'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전삼노 유튜브 캡처]
전국삼성전자노조가 17일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내 DSR(부품연구동) 앞에서 '모이자 일천명'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전삼노 유튜브 캡처]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노조 측 추산 약 2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집행부 소개와 대회사, 자유 발언, 문화 행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집회는 노사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노사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결정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 다운턴(불황)으로 인한 DS부문의 극심한 적자에도 전년 평균 임금인상률인 4.1%보다 1%p 높게 책정한 수치로, 올해 예상 소비자 물가 인상률(2.6%)의 2배 수준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전 사업영역에 걸쳐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직원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해 5%대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이 협상안에 대해 노조측은 6.5% 임금 인상률, 유급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하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앞서 노사 양측은 이번 집회 개최 장소를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당초 노조는 이번 행사를 DSR 로비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은 "로비는 회사의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장소로, 회사의 사전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없다"며 불허했다. 이어 "행사가 실내에서 진행될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측이 지난 주말 로비에 화단을 조성한 것을 두고 노조가 정당한 노조권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사측은 봄을 맞아 사업장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노조는 전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날 집회에는 노조가 집회 장소를 DSR 앞으로 옮기면서 노사간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에 대해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집회 장소가 로비인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자리에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달 18일 교섭 결렬 선언 후 사업장별 순회 투쟁 중인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달 18일 교섭 결렬 선언 후 사업장별 순회 투쟁 중인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이날 첫 집회를 마친 노조는 내달 24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두 번째 단체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파업 돌입 가능성에 대해 노조 측은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매우 큰데 파업이 일어난다면 타격은 사측뿐 아니라 노측과 국민들까지 입을 수 있다"면서도 "사측에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업으로 가는 길로 내모는 것"이라며 사실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지난 1969년 창사 이래 지난 55년간 노조 파업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노조는 지난 2022년과 지난해에도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파업 위기로 이제 막 되살아나기 시작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노사 갈등 장기화로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듯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19개 계열사 임원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자발적으로 주 6일 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일반 국민들의 여론 역시 이러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3명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노조 파업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공감하지 않는다(53.7%)'는 의견이 절반 이상으로 집계됐다. '공감한다'는 의견은 38.0%, '잘모름'은 8.3%로 조사됐다.

한편 사측은 이번 집회에 대해 "노조와 협의를 통해 임금협상을 잘 풀어나가려 한다"며 "노조와 원만한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당사는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해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할 경우 노동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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