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아난티 소액주주 연대의 주주활동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박장호 아난티 소액주주 연대 대표가 주주활동 중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운영 중인 회사와의 협업을 아난티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아난티 측은 주주 개인의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난티는 오는 28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소액주주 연대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장호 씨는 이날 정기 주총에 참석해 인적자본공시와 관련해 주주연대와의 업무 협력을 제안할 계획이다.
인적자본공시는 회사의 재무적 역량뿐만 아니라 직원도 경제가치·생산력을 높을 수 있는 자본으로 보는 시선이 생기면서 표준·정량화됐다. 인재 관련 정보는 유럽에서 선도적으로 추진돼왔고 미국과 일본 등 자본시장 선진국에서도 시행 중이다. 국내는 아직 의무화되지 않았지만, 박 대표가 아난티에 인적자본공시를 도입하자고 제의했다.
박 대표는 "인구감소로 기업의 경쟁력은 곧 인재 유치와 관리능력이 필수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아난티는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업종이고 인재가 회사의 주요 성장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난티 소액주주 연대 구성원 중 HR 전문가가 한국판 인적자본공시를 연구 개발해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말한 주주연대 구성원 중의 HR전문가는 바로 박 대표 자신이다. 박 대표는 HR아너스포럼 회장, 구직 컨설팅 회사인 취업의 신, 헤드헌팅 회사인 채용의 신에선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채용의 신은 직원 채용 활동부터 사원·직원 교육, 직원복지, 퇴사 사후 관리 등 채용부터 다음 이직까지의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박 대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유치시 본인의 인맥을 동원해 아난티를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큰 규모의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투자자들이 자금·현물 등을 출자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하거나 회사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부동산 개발 자금을 마련하는데, 이를 박 대표가 중간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박 대표는 "주주연대 대표 이전에 기업인으로서 아난티를 도와줄 수 있다"며 "도 단위 고위 공무원과 인맥을 맺고 있으니 회사와의 상생 차원에서 예산을 끌어와서 편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지자체 책임자급도 저한테 기업 유치, 일자리 증가를 도와달라고 해놓은 상태"라며 "아난티가 부동산PF로 CB를 발행할 때마다 주주들한테 욕을 먹는데, 저는 주주연대를 이끌고 지자체 예산 책임자도 알고 있으니 주가 상승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일각에선 사적 이익 추구로 보일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른 소액주주 연대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는 "주주연대 대표의 개인 사업을 (주주운동 대상인) 회사에 협업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 박 대표는 건설비용 유치는 인맥을 이용할 뿐이며 인적자본공시 관련해선 "HR아너스포럼은 회원이 350명 정도 되는데 무상으로 운영 중이고 채용의 신은 매출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인적자본 공시와 관련된 사안만 주주연대와 공유하고 있다. 지난 25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박 대표는 "인적자본공시는 액트에 공유가 돼 있고 건설 비용 투자 유치는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며 "회사에 건설 비용 투자 유치 공문을 오늘 보낸 다음에 주주분들께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두 가지 안건을 작년부터 아난티에 제안해 왔다. 작년 정기 주총 땐 개인 주주로서 제의했고, 작년 말 주주연대가 결성된 후에는 주주연대 대표 자격으로 이를 요구했으나 사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난티는 이에 대해 주주의 과한 요구에 난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통 차원에서 주주의 의견을 들을 순 있지만, 회사가 박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이기엔 위험성이 따르기 때문이다.
아난티는 "저희가 박 대표에게 제안드린 적도 없고 박 대표의 안건을 내부에서 검토한 적도 없다"며 "특히 건설 비용 유치는 커넥션으로 보일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주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박 대표의 제안은 대답 자체를 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고 부연했다.
[반론보도] 본 신문은 지난 3월 26일자 경제면에 보도한 <아난티 소액주주운동, 시작부터 휘청?…주주대표 사익 추구 논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장호 아난티 소액주주 연대 대표가 아난티에 인적자본공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 박 대표가 HR업체 대표인 점을 활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2023년 아난티 주주총회 때부터 아난티 측에 개인 주주로서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며 아난티주주연대에도 이를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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