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8년 진선미' 보다 '1년 전주혜'가 일을 더 많이 했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길동역 30년 숙원사업' 등의 가시적 성과. 누가 더 강동을 발전시킬 지 유권자들께서 현명한 선택을 하시지 않을까요."
지난 21일 서울시 강동구 양재대로 선거 캠프에서 만난 국민의힘 전주혜 후보(서울 강동갑)의 말에서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두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지만, 여러 총선 현안과 지역구에 대한 민감한 질문을 대하는 전 후보의 대답은 거침 없고 명쾌했다.
이 지역구에서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대한 평가도 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년 전부터 강동지역 발전을 위해 백방으로 뛰며 전력투구해 온 만큼 전 후보는 '이제는 바꿔야겠다'는 민심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은 지난 17일 모두 완료됐다. 강동갑 경선은 선거구 획정으로 경선이 늦어져 지난 9일에야 후보가 확정됐다. 1년간 강동갑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구를 다진 전 후보는 경선에서 윤희석 당 선임대변인을 꺾고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당협위원장으로서 거둔 GTX-D 강동 경유에 이어 △지하철 5·8·9호선 노선 신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 △과밀학급 지원 △상일 2동 초등학교 신설 △대규모 문화·체육시설 신설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22년 법관 경력의 전 의원은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법사위를 비롯해 운영위, 예결위 상임위 활동은 물론 원내대변인으로 종횡무진 뛰며 당의 스피커 역할까지 톡톡히 해왔다. 진 후보와 전 후보 간 '빅매치'가 펼쳐진 강동갑은 현역 의원 간 승부일 뿐 아니라, 여성 법조인 맞대결 선거구로 이번 총선 격전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전 후보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 출마를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무너진 사법부가 레드카펫을 깔아 준 격"이라고 했다. 전 김 대법원장 체제의 가장 문제점인 '재판지연'이 결과적으로 조 대표와 이 대표의 출마길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 변호인들이 대거 본선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재판 간섭', '재판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전주혜가 입법부에서 1당 100으로 '법치 수호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초선인 그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그 폐해가 총선 전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전 후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후 과거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되돌리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서도, 민주당이 야합으로 만든 '꼼수'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출범한 것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전 후보와의 일문일답
– 강동갑 경선 결과가 공천 심사 막바지에 발표됐다. 경선 과정을 되돌아본다면
"강동갑이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경계 조정이 되다 보니 약 2주 정도 경선이 늦어졌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보다 지지자들이 오히려 걱정도 많이 해주셨다. 결과적으로는 무난하게 경선 승리를 했다. 경선을 거치면서 당원, 지지자들과 더 결속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 당협위원장으로 지역 현안을 꾸준히 챙겨왔다. 후보로 확정된 뒤 만난 민심은 어떤가
"아침 6시부터 밤늦게까지 지역민들과 열심히 만나고 있다. 다른 것 보다 주민들을 많이 뵙는 게 우선이라서 출퇴근, 등하교 시간대에 맞춰 다양하게 찾아다닌다. 아침저녁으로 지하철 암사역, 명일역, 고덕역, 상일동역, 강일역에서 매일 아침 인사를 드리고 거리 인사, 상가 밀집 지역에서도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 강동갑은 '현역 대 현역' 매치다. 지역구 8년 현역인 진선미 후보와의 본선 경쟁인데 자신있나
"우선 민주당 진선미 후보는 8년 동안 지역구를 맡다 보니 조직이나 기반이 탄탄하다. 이 지역에서의 높은 지명도 역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저로서 긍정적인 건 8년을 하다 보니 '이제는 바꿔야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8년을 한 진선미 보다 1년을 (당협위원장) 한 전주혜가 더 많은 일을 했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본선 승리는 당연히 자신한다. 몇 달 전 이곳으로 와 기반을 닦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1년 전부터 충분히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GTX-D 노선에서 빠져 있던 강동 경유를 내가 당협위원장을 맡은 뒤 2월부터 꾸준히 국토부 장차관과 만나 설득하고 주민 서명도 받아 확정했다. 지하철 길동역의 경우 에스컬레이터 설치가 무려 30년간 숙원사업으로 남아 있었는데, 선출직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기만 했다. 내가 지난해 1월에 온 뒤 6월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예결위에서 예산 109억 원을 늘리는 성과도 있었다. 이런 눈에 보이는 결과를 주민들이 좋게 평가하고 있고 중도 표심은 무엇보다 '민생'인 만큼 누가 더 강동을 발전시킬 것인가의 관점에서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 강동은 용산, 성동, 마포, 영등포, 동작, 광진 등 '한강벨트' 선거구의 한 축이다. '한강벨트 탈환을 중심으로 서울을 수복한다'는 당 목표가 실현 가능할까
"이곳은 서울 동쪽의 시작이다. 서울의 승리는 강동갑부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년간 빼앗겼던 선거구인 만큼 강동갑 탈환은 상징적 의미가 크고, 강동은 발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탈환의 적임자'는 전주혜라고 생각한다. 인근 선거구인 강동을, 광진갑, 광진을, 성동갑, 성동을 등이 한강벨트 아닌가. 한강벨트 탈환을 위해서는 하나의 분위기를 연대해서 후보들끼리 교차 지원도 하면서 붐업을 하는 방향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 건너가 바로 광진구인데, 김병민 후보(광진갑), 오신환 후보(광진을)와 워낙 가까운 사이라 그렇기도 하고, 좋은 분위기가 퍼진다는 점에서 협업도 하고 시너지를 발휘하면 좋을 것 같다. 인근 하남, 송파 간 분위기 확산도 마찬가지다."
– 강동갑 핵심 현안은 뭔가. 주요 공약을 소개해 달라
"지리적으로 서울 동쪽 끝인 만큼 교통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9호선을 보면 아직 강동 전체에 들어와 있지 않고 연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 게 조속히 마무리돼서 편하게 지하철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추가로 지하철, 버스 노선이 많이 확충되고 신설도 돼야 한다. GTX-D 강동 경유 성과가 있었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지하철 5·8·9호선, 버스 노선 신설로 '사통팔달 강동'으로 만드는 게 저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이곳은 세종-포천고속도로가 올해 완공이 돼 고속도로가 주위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거듭날 수밖에 없다. 세종-포천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놓는 한강 교량인 가칭 '고덕대교'(강동구 고덕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다리·1.7km)도 바로 이곳 고덕지구에 완공된다.
다음은 교육이다. 교육특구처럼 40개 넘는 학교가 있다. 학교 주변으로 유해시설이 전혀 없어 환경도 우수하다. 초등학생이 많기 때문에 '좋은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하지만 과밀학급이 많은 편이라 과밀학급 지원책을 교육청과 협의하는 과제도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상일 2동의 경우 '초등학교 신설' 이슈가 있다.
그리고 강동구의 경제 수준은 높아졌는데 거기에 걸맞은 문화·체육 환경이 굉장히 부족하다. 내가 이번에 예산을 받은 것도 대규모 복합체육시설 짓거나, 문화공간을 다양하게 하는 부분을 고려한 것이다. 강동구 위상에 맞는 문화·체육시설을 확보하겠다."
– 총선 기간 이른바 '윤-한 갈등'으로 당정 불협 화음이 몇 차례 노출됐다. 이런 대치가 총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하나
"당정 갈등은 수습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최근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건 맞다. 때문에 수도권 후보들은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사퇴와 이종섭 전 장관 귀국 요구 목소리가 나왔고, 이제 수습 국면으로 들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공천자 대회에서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뛴다"는 말을 했다. 후보들도 바로 그 각오로 4월 10일까지 최선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갈등의 원인을 들추기보다는 앞으로 당정이 화합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
– 전주혜나 국민의힘은 좋지만 윤 대통령은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유권자가 있다면 뭐라고 설득하겠나
"그동안 절대 다수석인 민주당의 입법 횡포로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국정을 펼칠 수가 없었지 않았나.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국가와 국민이 잘 되려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것이 제가 이번 총선에 도전을 한 계기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승리를 위해 제가 의미 있는 한 석을 얻고 싶고, 유권자에게는 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중요한가를 더욱더 열심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또 윤 대통령의 상징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총선에 윤 대통령이 존재감이 중요한 것이고, 그 부분을 국민의힘 후보로서 더 설득해 나가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윤 대통령과 '공동 운명체'라는 생각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면 저희가 잘 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중요한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설득할 생각이다."
– 초선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비례대표제 논란에 대한 생각은
"일부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런 지적이 수용이 돼서 (명단)수정이 됐기 때문이다. 그걸 보면 결과적으로 일부 맞는 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시선에서도 '호남권이 너무 없다', '당직자 배려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21대에서 노영호 의원이 비례대표가 돼서 당직자들에게는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다만 만인을 다 만족시키는 공천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철규 의원은 공천관리위원이자 인재영입위원장이기 때문에 인재영입위원장 관점에서 본 적합한 비례 인재라는 관점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본다."
– 조국혁신당이 정당 지지율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국 대표가 22대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대법원형이 최종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데 일련의 상황을 어떻게 보나
"굉장히 비정상적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게 되는 바람에 이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 폐해가 총선 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다음은 사법부 책임이다. 1심 재판이 기소된 때로부터 3년 2개월 정도 뒤로 너무 늦어졌다. 그러다 보니 정상적 속도였다면 확정판결이 됐어야 함에도 1심 재판 과정에서 몇 달간 공전이 됐다. 결국 아직 최종심이 안 난 상황이고 사법부의 재판 지연이 조국 출마의 레드카펫을 깔아준 격이 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출마도 마찬가지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무너진 사법부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
조국혁신당 지지는 결국 민주당이 싫다는 목소리다. '비명횡사' 공천 잡음을 본 뒤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이 마음을 민주당으로부터 돌리다 보니까 높은 지지율이 나타난 것이다. 조국 전 장관도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는 셈인데, 공정과 상식을 깬 입시 비리로 많은 비난을 받았음에도 2019년 당시에 보면 서초동에서는 조국 지지 집회가 매년 열렸다. 그 정도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고 그런 것이 결집의 요인이 되는 것 아닌가 싶다. "
–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측근을 도운 변호인단이 대거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입법에 의한 사법부 장악에 나설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
"(민주당이)과반이 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거가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그런 분들이 특히나 법사위로 들어오면 구체적인 재판 간섭을 할 수가 있다. 재판 침해, 사법부 독립을 흔들 수 있는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분들 출마한 지역이 (민주당)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내가 당선된다면 법사위에서 '1당 100', '법치 수호자의 역할'을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
–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을 이끌면서 가장 잘 한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쉬운 점은 없었나
"당의 침체와 혼란의 상황을 수습을 잘 해 왔고, 이번에도 당 목소리를 잘 내서 대통령이 수용한 것 아니겠나. 목소리를 낼 것은 내면서 같이 또 (정부와)호흡을 할 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정 관계의 긍정적 유지와 당 지지율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강동에 지원 유세를 와 달라고 여러 번 얘기 했는데 안 오셔서 그건 불만이다.(웃음) 격전지에서 뛰는 후보 입장에서는 위원장 역할이 크게 다가온다. 한 위원장의 높은 인기를 접전 지역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선거 전략을 짜주셨으면 한다."
–22대 국회에서 꼭 하고 싶은 입법 활동이 있다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1호 법안으로 냈었다. 이것이 통과되지 못하고 이번 선거에도 적용이 됐기 때문에 선거제도를 좀 더 공정하게 하는 입법 활동 계속하고 싶다. 저출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이번에 국민의힘이나 정부에서도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을 많이 내놓았다. 그런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입법이랄지, 정책토론에 참여하고 싶다. 여성, 아동 문제에도 관심이 크다. 법사위 이슈가 너무 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관심 있는 여성이나 아동에 대한 입법 활동을 욕심만큼 하지 못한 점도 채워 나가고 싶다. 상임위는 법사위 외에 우리 지역구의 현안을 고려해 국토위에서 관련 법안을 내며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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