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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환경 조성해달라” 부산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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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 측 “설계 도면 중간에 바뀌지 않아…문제 없어”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달 입주를 앞두고 수많은 하자가 발생한 가운데 입주예정자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시행사 측은 “설계를 변경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내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일광신도시 우성라파드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와 입주민들은 지난 20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산 기장군과 부산광역시청은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면서 “우성 라파드 더 테라스 사용승인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3일 사전점검에서 보안, 치안, 산사태·산불 위험도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 집안 내부에는 누수가 일어나는 것뿐 아니라 세대 내 옥상에서 다른 세대의 옥상이 쉽게 보이고, 지붕을 통해 넘어가기가 용이하는 등 치안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광역시 일광신도시 우성라파드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와 입주민들이 지난 20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예진 기자]

특히 109~110동 뒤쪽에 위치한 떡곡숲공원의 경우 산사태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떡곡숲공원은 위쪽 도로의 물이 산으로 내려오고 소류지로 모이는 형태로, 소류지 자체의 물의 양이 많은 상태다. 이 경우 많은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경사각 역시 60도 이상으로 측정됐다. 산사태는 평지에서는 활동이 일어나지 않으나 산지에서는 경사가 있으므로 경사각이 급할수록 흙덩이 활동이 잘 일어난다. 국립산립과학원은 산사태 취약한 특성으로 임상(단순림, 침엽수림), 토양(모래 함량이 많은 곳), 지형(계곡부) 경사각 30~35도로 보고 있다.

떡곡소류지라는 저수시설이 있는 떡곡숲공원은 국립산립과학원에 보고된 경사각 보다 2배 이상이므로 산사태에 취약한 특성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는 보안과 안전 문제로 인해 아파트 뒤에 설치되는 옹벽 역시 견본주택 분양광고 당시 높이는 약 2m 내외지만 시공된 아파트 옹벽은 동을 넘어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환경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다수의 예비입주자들은 이러한 현장 모습을 본 후 불안도가 극에 달해 입주하기 꺼려하며 안전한 환경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분양당시 광고, 카탈로그, 견본주택의 모형과 실제 시공 건축물과의 차이가 현저해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상황”이라며 “부산시는 준공승인을 하기 전 하자가 없는지 살피고, 제2의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진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한 참가한 한 입주민은 그저 처참한 마음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저희는 안전만을 보장받기 위해 모든 생업을 포기하고 이렇게 나와있다”며 “곧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다가오는데 정말 큰 폭우로부터 무서운 일이 발생하고 나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희들이 입주하기 전에 안전히 만들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202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연재해 예상지역에 입주하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연재해로 인한 큰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당국과 시행사는 빠른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은 박종철 부산광역시의원(국민의힘, 기장군1)은 “분양을 먼저 하려고 하다 보니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꼼수와 거짓말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돼있다. 시민의 안전을 무시하고 준공하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되며, 부산시는 민원 해결과 준공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나경 우성라파드 입주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여태껏 살면서 집회나 소송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고, 궂은 날씨에 길거리에 나와 분노와 서글픔을 삼키며 찬바람과 맞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며 “사전점검이란 말을 쓸 수조차 없는 현장을 확인 후 입주자들은 단체 카톡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용서할 수도 없고 용서받을 수도 없는 짓을 벌여놓은 저들에게 분노한다”며 “저희는 목숨을 담보로 불안에 떨며 이러한 곳에서 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대책위는 기장군청과 부산시에 관련 내용으로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시행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사 관계자 A씨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입주 예정자들과의 미팅 당시 아파트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적어주셔서 답을 해 준 상황이다. 설계 도면이 중간에 바뀌었다면 문제가 되지만 109동, 110동 뒤에 위치한 옹벽의 경우 미리 고지를 했고 모델하우스(견본주택)의 모형에도 나와있다”고 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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