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분양 광고 당시 홍보 이미지와 시공된 건축물의 실제 이미지가 달라 논란인 가운데 기장군청이 해당 아파트 배치도를 제외한 건축물 일체 도면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기장군은 시공사 측이 내세운 이유 때문이라는 입장인데, 시공사 측은 도면은 경영,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므로 공개 시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다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떳떳하게 시공을 했다면 공개를 못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일광신도시의 첫 타운하우스인 우성 라파드 더 테라스는 이달 준공승인을 받고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 전 마지막으로 하자 등을 체크하는 과정인 사전점검에서 수많은 하자가 발생해 입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 천장에서 물이 ‘뚝뚝’…114동 후면부엔 ‘무덤 뷰’까지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다양한 복리시설과 아파트 못지않은 안전성과 편의성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2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2~3일 실시된 1차 사전점검에서 내, 외부 곳곳의 하자가 드러났다.
아파트의 분양 세대인 102세대 가운데 최소 10% 이상이 누수가 일어났고 다량의 누수로 인해 거실, 세탁실, 천장, 벽지 등이 들뜨는 현상이 발생했다. 일부 세대의 경우 천장 안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음과 안방 화장실에서는 변기의 물이 새는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 114동 후면의 경우 바로 옆 2개의 무덤이 있고, 건너편에는 다수의 무덤이 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견본주택 홍보 당시 무덤을 ‘공원’으로 고지하고 단순 녹색 녹지공간으로 표시한 것이다.
실제 고의적으로 지목과 무덤 현황을 속여 허위로 표시했다면 ‘거짓·과장·기만적인 표시·광고’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된다.
입주예정자 A씨는 “아파트가 완공이 됐다고 사전점검을 하러 오라고 고지를 했지만 10%가 넘는 세대에 누수가 발생하고 천장에서 물이 떨어질 정도면 부실공사와 날림 시공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입주민이 살아갈 터전인 만큼 시공사와 시행사 모두 책임의식을 가지고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지난 12일 아파트 하자와 관련된 아이뉴스24의 첫 보도가 나간 이후 황운철 부산광역시 기장군의회 의원, 맹승자 부산광역시 기장군의회 의원, 정동만 부산광역시 기장군 후보 등의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아파트 하자 부분을 둘러보고 입주민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군 역시 담당 부서인 산림공원과에 아파트와 관련된 안전진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 측도 뒤늦게 오는 22~23일 개최되는 2차 사전점검일까지 하자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입주민이 요청한 설계도면 공개는 ‘영업상 비밀 침해’라는 이유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입주민들은 시공사의 입장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1차 사전점검 때도 하수도도 설치하지 않고 도로로 포장해 수분양자를 속였고, 모든 곳이 부실시공, 하자 투성이인 것을 비춰봤을 때 2차 사전점검에도 마무리용 눈가림을 해 놓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설계도면 역시 모든 것을 정확하고 떳떳하게 시공했다면 비공개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대 정밀 누수검사를 진행하고 무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와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준공을 강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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