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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이커머스] 알리·테무 中 플랫폼 시장 장악력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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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이미 모바일 앱 사용자 쿠팡 이어 2위로 올라서며 소비층 확대
국내 브랜드·중소상공인 확대하고 조 단위 투자하며 시장공략 가속화
공정위, 최근 대책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물음표'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편집자주]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가 급증한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원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넘어서 과반을 차지한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무한 경쟁 속에 무한 변신하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물가 급등으로 냉가슴을 앓는 소비자는 물론 이커머스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는 단연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다. 연일 알리익스프레스의 사업 확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연 한국 시장에서 어디까지 점유율을 확대할까'라는 물음표에 대한 저마다의 평가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어느덧 알리 모바일 앱 사용자는 쿠팡 다음으로 2위에 올라서 티몬이나 11번가 등 토종 이커머스를 따돌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저가 제품 직구로 인지도를 쌓아온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제품 판매를 늘리고 신선식품 영역에 도전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대형마트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올해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유통 시장에 얼마나 침투할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종각역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종각역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약 2632억원을 투자해 올해 안에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한다. 축구장 25개와 맞먹는 면적으로 물류센터가 구축되면 판매 제품의 배송 기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상품 교환, 환불 등 고객 불만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센터 전화상담 서비스도 개시했다. 이외에도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판매자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가품 차단을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다만 1조4000억원 수준의 투자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쿠팡은 2014년 1500억원을 투자해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만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은 투자를 진행하면 투자수익률(ROI)을 굉장히 꼼꼼하게 따지면서 추가 투자를 결정한다"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 특성상 1조4000억원을 투자해서 많은 이익을 얻긴 어려울 것이라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플랫폼 다 합쳐 점유율 10% 이하에 그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국내 제품 판매도 늘리고 있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전문관인 'K-베뉴'에는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음료, 농심(도매 대리점), 한국피앤지, 참존, 피죤 등이 입점해 있다. 삼양식품과 동원F&B, 사조대림 등도 곧 입점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을 기념해 '햇반'과 '비비고' 제품을 파격가에 판매했는데 대다수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판매 가격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출혈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앱 내 K-베뉴 화면.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앱 내 K-베뉴 화면.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중국산 제품은 값이 싸더라도 품질 저하가 걱정되는데 품질이 보증된 국내 제품조차 알리익스프레스가 최저가에 제공하기에 소비자들은 구매를 안 할 이유가 없어졌다. 알리가 국내 판매자를 늘리는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직구를 넘어 역직구도 준비 중이다. 알리는 현재 한국의 중소상공인이나 업체가 해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중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입점·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중소 판매사 입장에서는 해외 판로 확대 기회가 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알리가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 내수시장 악화가 거론된다. 중국의 내수 경기 악화로 자국민의 소비 여력이 떨어진 상황이기에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1위인 데다 온라인 쇼핑 친숙도가 높고, 환경적 측면에선 중국과 인접한 국가면서 국토 면적도 상대적으로 좁아 배송에도 용이하다.

중국 플랫폼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서 1위인 쿠팡(3010만명)에 이어 2위(818만명)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 사용자 355만명과 비교하면 130%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월 알리익스프레스는 '5만원 룩북'이라는 주제로 타오바오 컬렉션 의류들을 활용해 패션쇼를 열고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사진=구서윤 기자]
지난해 3월 알리익스프레스는 '5만원 룩북'이라는 주제로 타오바오 컬렉션 의류들을 활용해 패션쇼를 열고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사진=구서윤 기자]

올해는 중국 플랫폼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뿐만 아니라 테무, 쉬인 등의 성장세도 무섭다. 테무는 지난달 사용자 수에서 4위를 차지했다.

물론 사용자 수가 거래액 증가로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업계는 위협적인 속도는 맞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중국 플랫폼 테무는 지난달 사용자 수에서 4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테무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미 테무는 유튜브 등 SNS에서 공격적인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국내 홍보를 위한 인력도 갖췄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이 국내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MAU 자체는 향후 고객이 더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국내 플랫폼은 소비자 불만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고 그동안 쌓아온 신뢰도가 있지만 중국 플랫폼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만큼 국내에서 서비스를 얼마나 편리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플랫폼들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G마켓은 직접 중국을 찾아 현지 판매자 모집에 나선다. 오는 20일 중국 심천에서 중국 판매자 대상 사업설명회를 진행한다. G마켓이 현지 사업설명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직구 제품이 중국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상황 속 직접 발 벗고 나서 중국 판매자를 확보해 품질이 확보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다른 플랫폼들도 최저가 판매상품을 늘리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 플랫폼이 쩐해전술로 계속 영향력을 확장한다면 각 플랫폼이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으론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자들이 같은 중국 제품을 가져와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마진을 낮춘다고 해도 중국의 구조적인 측면을 넘어서는 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잠식한다면 국내 플랫폼 업체는 물론 거기에 소속된 소상공인들까지 폐업으로 내몰릴 수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3일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도록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해 소비자의 불만이나 피해를 해결하고, 위해물품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자율협약을 체결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잘된 일이지만 이미 알리와 테무는 국내대리인이 정부와 소통하고 있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자칫하면 한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대책은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플랫폼이 경쟁력을 강화해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도록 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알리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라고 덧붙였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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