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부채를 포함한 예상 인수가격이 최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전이 '4파전'으로 압축됐다. 예비입찰에는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참여했다.
업계에선 후보군들의 인수 자금 부담이 적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항공 화물사업이 둔화세를 보이고 물동량 확보 등 여러 리스크가 존재해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사업의 업력과 노하우, 글로벌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해볼 만하다'는 입장도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UBS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줄했다.
당초 인수 후보군으로 예상됐던 티웨이항공, 에어로케이는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UBS가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하고 운항증명(AOC)를 보유한 자로 입찰 조건을 제한하며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다만 에어로케이는 본입찰에는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 LCC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에 공들이는 데는 조 단위가 넘는 매출은 물론 글로벌 인프라와 슬롯(Slot·항공사가 특정 시간대에 배정받은 항공기 운항 횟수) 등의 무형자산을 갖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현재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총 11대의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다. 연평균 국내외 화물 수송량은 75만 톤가량으로 지난해 매출만 1조6071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후보군 4곳의 항공사 중 인수에 성공하는 항공사는 곧바로 국내 항공화물 2위에 오르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슬롯과 운수권, 해외 지점이나 거래처 등 글로벌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특히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며 "인수 가격과 부채 부담이 적잖은 상황에서도 인수에 참여한 것은 아시아나 화물 사업에 대한 투자 설명서만 꼼꼼히 살피는 것 만으로도 추후 자체적으로 화물 사업을 시작할 때 도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예상 인수 금액을 5000억에서 7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1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사실상 인수를 위해선 1조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린 LCC는 각사 최대주주의 자금력을 활용하거나 전략적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나서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현재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소속이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 에어인천은 소시어스 등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한편 매각 주체인 대한항공은 입찰 제안을 한 후보 가운데 최종 인수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해 본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늦어도 올 10월 전까지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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