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고물가 흐름 속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패션업계가 지난해 암담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의 표정은 밝다.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SPA 의류 구매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3%나 급증했다. 이 같은 SPA 인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PA 브랜드는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일본의 유니클로, 스페인의 자라와 H&M, 신성통상의 탑텐,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삼성물산 패션의 에잇세컨즈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 여파로 매출이 6300억원으로 곤두박질친 유니클로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 회계연도(2022년 9월~2023 8월) 매출은 9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올해 다시 매출 1조원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2억원으로 23%가 늘었고, 순이익은 43% 증가한 1272억원을 기록했다. 유니클로는 2005년 국내에 진출해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9년에는 매출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지난해 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한 수준이다. 올해는 1조원 돌파를 목표로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도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4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파오는 지난해 주요 상품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하고 '착한 가격' 캠페인을 전개했다. 발열내의 가격은 20%가량 낮췄는데 그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352% 성장했다.
스파오의 올해 목표는 6000억원이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더욱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108개인 국내 매장 수를 올해는 1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식 홈페이지에도 집중해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펼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3000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힌 전략이 통했다.
무신사의 SPA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든다. 기존에는 단독 매장으로만 선보였는데 3월 롯데몰 수원점을 시작으로 '숍인숍' 형태로 문을 연다. 스타필드 수원점과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AK플라자 분당점에도 차례로 입점할 예정이다.
패션 플랫폼에서도 SPA 브랜드의 수요 증가가 감지되고 있다. 지그재그 브랜드패션관의 지난해 SPA 제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그재그에는 약 16개의 SPA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이들 브랜드의 지난해 총 거래액은 전년 대비 109% 늘었다.
또한 위메프가 최근 1년간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 1위가 SPA 브랜드였다. 해당 브랜드 매출도 2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는 패션 영역에서 비싼 럭셔리 제품 아니면 값싼 SPA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며 "올해도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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