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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 전 밀양시장에 '돈뭉치' 전달자 "나도 고소해라...박일호 '반박' 모두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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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뭉치 전달자, 박일호 예비후보 증거인멸 시도 폭로
박 전 시장 측 "K씨 자택 방문·전화 통화 사실확인 위한 조치였다"

[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박일호 전 경상남도 밀양시장이 재임 당시 아파트 시행사 대표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박 전 시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돈 전달자의 주장이 나와 파장이 확산할 전망이다. <관련기사=본지 2023.12.05일자 "박일호 밀양시장, 수뢰 등 혐으로 검찰에 고발당해", 12.05일자 "박일호 밀양시장, 수뢰한 사실없고···가능한 법적 조치할 것", 12.07일자 "허홍 밀양시의원, 박일호 시장에 '당당하면 저를 무고로 고발하시라'", 12.22일자 "창원지검, 박일호 전 밀양시장 수뢰혐의 수사착수", 12.28일자 "허홍 밀양시의원 "박일호 현금전달자와 수차례 만났고···나도 찾아왔다", 2024.01.09일자 박일호, 허홍 밀양시의원 무고 등 혐의로 맞고소...허 의원 "진실은 밝혀질 것" 보도>

9일 아이뉴스24 등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지난 2일 공동취재단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 시민들의 알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 돈 전달자로 알려진 K(72)씨를 밀양시 소재 한 음식점에서 만나 당시 박 전 시장에게 현금 2억원을 전달한 경위를 들었다.

이날 취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어렵게 이뤄졌다. 당초 언론 취재를 극도로 꺼려하던 K씨가 박 전 시장의 반박 입장문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 듣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취재에 응하게 됐다.

박일호 전 경상남도 밀양시장(왼쪽)과 허홍 밀양시의원. [사진=임승제 기자]

앞서 허홍 밀양시의원은 지난해 11월 29일 박 전 시장을 대검찰청에 2018년 지역 민간 아파트 시행사 대표로부터 밀양시의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억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에 박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5일 국회의원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음해성 정치 공작이라며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3일 허 의원을 상대로 창원지방검찰청에 무고 및 명예 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관할 검찰청인 창원지방검찰청으로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허 의원과 K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각각 1차례와 4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K씨의 진술을 토대로 돈뭉치를 보관했던 K씨의 자택과 돈을 전달했던 장소 등에서 현장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시장에게 돈을 전달한 경위와 사건 발생 이후 박 전 시장의 회유 등 벌어진 관련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먼저 허 의원이 고발한 내용을 언급하며 "검찰 조사에서 기억나는 대로 사실 만을 진술했다"며 "검찰에 박 전 시장과 대질 심문은 물론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 달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 의원이 검찰에 고발했다는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박 전 시장이 당일 오후 자택에 찾아와 무릎을 꿇고 용서해 달라고 사정 하며 '현금으로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나의 녹취록으로 발생했는데 허 의원을 무고로 고소하고 나에 대해선 왜 고소하지 않았는지 (박 전 시장에게)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 전 시장이 자신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을 찾아가 회유를 부탁하는 등 집요하게 회유를 시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박 전 시장이 수차례에 걸쳐 자신을 만나러 왔으며, 수십 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살려달라'고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검찰 조사에서 상세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과의 공개 토론도 제안했다.

이날 취재는 2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됐다. K씨로부터 박 전 시장에게 돈을 전달한 배경과 시점 등은 물론 박 전 시장이 해당 사건으로 고발된 사실을 알고 회유를 시도한 보름여일간(15일 정도)의 일정을 중점적으로 들었다.

K씨는 칠순이 넘은 비교적 고령인데도 불구, 과거 기억을 떠올려 가며 또박또박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장시간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를 일어서면서 "기자 양반 (박일호 전 시장이) 자꾸 허위 사실, 무고라고 하는 등 선거 운운하며 엉뚱한 소리를 하면 박 전 시장이 있는 자리에서 나를 한번 불러달라"고 당부의 말도 남겼다.

공동취재단은 박일호 전 시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5일 박일호 국회의원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12개 언론사 명의로 된 질의서를 전달하며 7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박 전 시장 측은 지난 7일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답변을 해야 하는데 변호사가 출장 중이라 8일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연락을 취해 왔다.

이후 하루가 지난 오늘(9일)까지 답변이 없다가 한 일간지가 이를 보도하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박 전 시장 측은 즉각 반박 입장문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음해성 뇌물 사건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어떠한 실체도 근거도 없는 사건이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사화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 또는 불법 선거에 개입하는 배후 세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씨의 자택 방문과 전화 통화는 사실 확인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고발 당사자인 허홍 밀양시의원은 "(박 전 시장이) 해당 사건은 선거에 맞춰 정치적인 불순한 의도로 조작된 허위사실이다"며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놓고 지금에 와서 변호사의 자문을 받겠다는 것은 참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일호 전 밀양시장은 오는 4.10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12월 11일 시장 직을 중도 사퇴하고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해 현재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밀양=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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