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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환영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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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이뉴스24 김동호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글로벌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각오다. 오는 4월 예정된 총선을 위한 '당근'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의도야 어찌됐든 증시 저평가를 해소만 할 수 있다면 수많은 개인투자자의 환영을 받을 만한 일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PBR은 통상적으로 상장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쓰이는 지표 중 하나인데, PBR이 1이면 주가와 그 기업의 주식 1주당 순자산 가치가 똑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주가가 정확히 그 기업의 순자산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소리다. 만약 PBR이 1보다 낮으면 주식 가격보다 순자산이 많은 것으로, 주가가 저평가가 된 것으로 본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주요 국가의 증시 PBR 평균 지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선진국의 PBR은 2.2, 신흥국은 2.0으로 나타났다. 개별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의 PBR이 3.1로 가장 높았으며, 인도 2.5, 중국 2.2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1.2로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평균치보다도 낮았다. 이 외에도 중국, 일본, 대만 등 이웃 국가들 모두 한국보다 PBR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쉽게 말하면 글로벌 증시 중 한국이 가장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수단 중 하나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엔 PBR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별, 업종별로 비교공시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한 상장사가 기업가치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밝히게 하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지수나 ETF를 개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일본 정부도 자국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유사한 방법들을 사용해 효과를 봤다. 특히 작년 엔저현상과 함께 증시 저평가 해소방안이 효과를 발휘하며 일본 니케이지수는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였다.

늦게나마 우리 정부도 개인투자자들을 살피기 시작했다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방안 중 이상한 이야기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 보장이나 포이즌 필 제도 등이 도입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업인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장해주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란 논리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 하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문득, 경영권이란 단어가 눈에 밟힌다. 경영권은 경영을 할 수 있는 권리라는 뜻인데, 이 권리는 헌법에 적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민법에 나오는 권리인지 궁금해진다. 사실 길다면 긴 국내 증시의 역사 중 경영권을 위협받고 침해받은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진다. 소위 재벌가, 혹은 오너가의 경영권이 외부의 위협으로 인해 남의 손에 넘어간 적이 있긴 한지, 한번 생각해 보자.

국내 상장사의 경영권은 이미 충분히 공고하게 보장받고 있다. 그들의 방어권은 지금도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해 보인다. 오너의 전횡을 견제해야할 이사회 멤버는 대부분 오너의 가족이나 측근, 부하직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경우처럼 이사회의 결정으로 창업자가 쫓겨나거나, 소액주주의 소송으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에 대한 급여(보수) 지급이 취소되는 사례가 빈번했다면 경영권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공감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기업의 이사회가 주주가 아닌 오너의 이익을 위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금의 한국에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강화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누구를 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다.

/김동호 기자(istock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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