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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정리 잇따라 실패한 산업은행, 구조조정 능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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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에 이어 HMM까지 스텝 꼬여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KDB생명에 이어 HMM 매각도 불발되면서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다양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 속에서 가장 큰 원인은 산업은행의 무리한 경영권 개입 요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하림지주는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 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간의 견해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본점 [사진=아이뉴스24 DB]
산업은행 본점 [사진=아이뉴스24 DB]

같은 날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우선협상 대상자였던 하림에 매각 불발을 통보했다. 7주간의 협상을 이어갔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렬됐다. 표면적으로는 JKL파트너스와 구성된 하림 컨소시엄에 대한 이해관계와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하림은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는 3년 뒤 자금을 회수하는 만큼 매각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림이 독자적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하림 측은 산은·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기간을 3년 뒤에서 5년 뒤로 늦춰달라고 요구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하림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떨어진다. 반면 산은과 해진공은 HMM 매각 이후 영구채 전환권 행사로 2대 주주(지분 32.8%)로 남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경영권 분쟁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산은은 매각 이후에도 중요 경영 사항을 사전 협의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일정 기간 경영권 관여를 요구했다. 하림은 잔여 영구채 3년간 주식 전환 유예와 배당 제한 등의 제안 사항들을 다 수용했음에도 경영 간섭까지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새우(하림)가 고래(HMM)를 삼킬 수 없다'는 태생적 문제를 지적했으나, 산업은행의 부실기업 정리 실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지난해 10월 27일 양재혁 하나금융지주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KDB생명 인수 관련해선 두 달간 실사를 거쳤으나,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및 매각 실패가 반복하면서 일각에선 산업은행의 역할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매각가가 기대보다 낮으면 여러 조건을 달아 페널티를 주는 경우는 있지만, 구조조정이 끝난 이후에도 경영권에 개입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가기 전까진 일부 개입을 주장할 수 있으나, 매각 이후에도 경영권을 주장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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