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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밀려온다"…중국 플랫폼 파상공세에 이커머스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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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 가장 큰 폭 증가
B2B 플랫폼도 올해 출시…"中 플랫폼 확장에 위협 느껴"
중국 플랫폼엔 안전 인증 의무 없어…소비자 피해 우려도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에서 영향력을 급속하게 넓혀가면서 국내 유통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B2B 거래 플랫폼인 1688까지 올해 국내 출시를 예고하는 등 파상공세 속에 국내 이커머스는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 중이다.

종각역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종각역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플랫폼들이 초저가, 빠른배송 등을 내거는 동시에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첫 구매 고객에게 다양한 선물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광고하는 방식이다.

◇중국 초저가 마케팅에 넘어가는 사용자들

사용자들도 빠르게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갈아타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자회사인 테무는 증가 폭 2위에 올랐다. 중국의 패스트패션 소매업체 쉬인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가 집계한 국내 시장 앱 다운로드 성장 순위(1~11월)에서 5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쇼핑앱 사용자 수 순위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각각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사용자 수를 합하면 2위인 11번가의 사용자 수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 이마트, 티몬 등보다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국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소상공인이나 제조사, 유통사 등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동일한 제품임에도 국내 플랫폼과 중국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가격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동일한 '충전식 보풀제거기'의 경우 쿠팡에서는 1만7800원에서 판매되는 반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목 지압 베개'의 경우에도 위메프에서 1만5000원에 판매되는데,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2000원 이벤트 금액으로 판매 중이다.

신규 고객에게 선물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테무 유튜브 광고. [사진=화면 캡처]
신규 고객에게 선물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테무 유튜브 광고. [사진=화면 캡처]

◇중국 플랫폼은 안전 인증 의무서 자유로워...역차별 호소하는 판매자

국내 사업자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물건을 사입하는 과정에서 관세, KC 검증 등의 여러 비용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는데, 중국 플랫폼을 통한 직구 상품들은 KC인증 등이 필요 없다. 국내 사업자들이 역차별을 토로하는 이유다.

한 국내 사업자는 "인증 제도가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데, 정작 이렇게 해외 사이트를 통한 미인증 제품들이 많아지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매자 역시 "정상적인 경로로 KC인증, 안전인증 검사 등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는 직구 상품과 달리,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를 통한 중국산 제품들은 아무런 안전 검증과 관세 부과 없이 그대로 수입되면서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내 사업자가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경우, KC인증을 받아야 한다. KC인증이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규정에 따라 제품별로 안전성을 확인한 인증으로, 전기용품 및 어린이용품 등에는 KC인증 의무가 있다. 반면 해외사업자에게는 일부 유아용품, 식품, 전기용품 등을 제외하면 의무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판매자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정책에서 자유롭다.

이로 인해 KC인증을 취득해야 국내에 유통될 수 있는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특정 성분의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폐기되는 건강기능식품 등도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에서는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바바그룹의 B2B 거래 플랫폼인 1688닷컴도 국내 진입을 앞두고 있어 소상공인과 기존에 중국에서 물건을 소싱하던 중소도매상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688닷컴은 한국어 메뉴, 검색기능, 국내 결제 연동뿐 아니라 최저가 수준의 배송비 및 수수료를 공언하는 등 국내 진출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도 TV 홈쇼핑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비즈니스의 구조는 원가에 마진을 붙여 이익을 남기는 방식인데 거대한 중국 자본을 앞세운 무차별적 초저가 경쟁은 소상공인들을 위기에 몰아넣을 것"이라며 "고물가, 경기침체에 더해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소상공인, 제조사, 도매사, 유통 플랫폼까지 국내 유통 벨류체인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중국 플랫폼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스마트폰 케이스를 구매했다는 A씨는 "국내 플랫폼에서는 1만1000원의 가격에 '주문 후 제작상품'이기 때문에 배송이 15일 걸린다고 했는데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동일한 제품 가격이 5000원인 데다 5일 내 배송된다고 해 바로 주문했다"며 "안전 인증이 필요 없는 공산품의 경우 종종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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