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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인천 불로동은 끓는다" 5호선 연장노선에 '격노'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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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연장선 노선조정안 발표 후 주민들 격앙…"나라에 속았다"
주민단체들 줄줄이 현수막 걸고 노선조정안 수용 반대 움직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24일 아침, 인천 서구 불로동 백두아파트 앞 정류장에 내리자 '신도시만 챙기는 조정안에 원도심은 수용불가', '불로역은 절대 안뺏긴다' 등 현수막이 줄줄이 눈에 띄었다. 주민단체들이 설치한 현수막은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조정안에 반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4일 인천 서구 불로동 한 횡단보도 앞에 국토부 대광위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조정안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24일 인천 서구 불로동 한 횡단보도 앞에 국토부 대광위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조정안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앞서 대광위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인천 검단 신도시 지역에 2개 역, 김포 관내에 7개 역을 경유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인천과 김포 경계인 김포 감정동에 역을 신설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인천은 지하철 5호선이 검단신도시에 3개 역과 불로동 경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원당역과 불로동 신설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광위는 불로동에서 감정동으로 역을 변경한 이유로 이용수요 예측치를 들었다. 대광위는 감정동으로 정거장을 옮기면 이용수요가 불로동의 1.5배인 1만2819명, 수혜인구는 1만4113명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불로동 주민들은 정거장이 김포로 변경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과 김포가 모두 5호선 연장안에 포함할 정도로 5호선 경유가 확실했던 지역인데, 한순간에 김포 감정동으로 변경되며 전철노선 이용 수혜를 입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24일 인천 서구 불로동 한 아파트단지 앞에 국토부 대광위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조정안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24일 인천 서구 불로동 한 아파트단지 앞에 국토부 대광위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조정안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불로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김포와 인천이 제안한 지하철 5호선 연장안 모두 불로동이 포함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조정안 발표 직후 나라에 속았다며 분노하는 주민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조정안대로 5호선이 연장되면 불로동 주민들은 쉽게 이용할 역이 없게 된다"며 "지금도 근처에 경전철 하나 없는데 감정동에 신설될 역도 도보가 좁고 도로가 너무 위험해 걸어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반발이 불로동에 대한 홀대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된 불로동은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에 포함되며 개발 기대감이 높았던 지역이다. 하지만 2008년부터 추진된 '중앙대학교 검단 캠퍼스'는 인천시와 협의 중 무산됐고 인천시가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와 검단신도시 내 470만㎡(142만평) 규모 '스마트시티 코리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없던 일이 됐다.

불로동 일원에 추진된 프로젝트가 연달아 무산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불로동에서 만난 주민 C씨는 "스마트시티도 검토 중 무산됐고 서울 지하철 5호선도 지자체에서는 적극 추진한다더니 또 물거품이 됐다. 이젠 정치인이 하는 어떤 말도 믿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인천 서구 불로동 아파트 단지와 검단지구택지 사이 펜스가 설치됐다. [사진=이수현 기자]
인천 서구 불로동 아파트 단지와 검단지구택지 사이 펜스가 설치됐다. [사진=이수현 기자]

불로동이 인근 검단신도시와 비교해 발전이 늦어진다는 것도 반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불로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불로동과 검단신도시는 지척임에도 전혀 다른 지역이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검단신도시와 불로동 사이에는 검단지구택지 공사를 위해 높은 장벽이 설치돼 있었다. 지구에는 △중흥S클래스에듀파크(2027년 6월 입주예정) △제일풍경채 검단3차(2026년 10월 입주예정) △호반써밋 인천검단 AB19블럭(2026년 2월 입주예정) △검단신도시금강펜테리움3차센트럴파크(2025년 11월 입주예정) 등 입주까지 1년 이상 남은 단지가 다수다.

검단신도시와 불로동이 가로막혀 있다 보니, 주민들은 불로동이 검단신도시의 영향을 받으면서 함께 발전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불로동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D씨는 "이미 검단신도시와 불로동은 다른 세상이 됐다"면서 "인근에 신축 아파트가 세워지면 불로동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광위는 각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불로동 주민 뿐 아니라 인천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조정안에 반발하면서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조정안은 인천시가 오랜 기간 검토하고 분석한 최적안에서 원당역과 불로역을 제외하는 등 그 동안에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해온 안이 훼손된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원당역과 불로역은 검단구는 물론 북부권 종합발전을 위한 핵심 시설로 조정안은 확정된 노선이 아니라 계속 검토하기로 한 만큼 인천은 최종 노선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종·청라·루원·계양·검단 등 지역 주민단체가 모여 만든 인천시민연합도 22일 입장문에서 "원당사거리역과 검단 불로역은 김포골드라인 같은 경전철조차 다니지 않는 교통의 불모지"라며 "구도심과 신도시가 상생할 수 있는 5호선 인천시안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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