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국내 최고층 아파트로 조성될 부산 촉진 2-1구역을 놓고 시공사들간 수주전이 막바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안산 주공6단지 재건축 등 주요 사업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포스코이앤씨와 전 세계 초고층 1·2위 건축물을 준공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뽐낸 삼성물산이 제각각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조합원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촉진2-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 개최를 나흘 앞두고 두 대형 건설사간 자존심을 건 수주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재개발 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에 최고 69층 5개동 아파트 1902가구, 오피스텔 99실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공사비'다. 앞서 해당 사업장의 시공사로 선정됐던 GS건설이 조합과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별한 만큼, 조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작년 12월 기준 두 건설사가 제시한 총 공사비는 삼성물산 1조3559억원(3.3㎡ 당 969만원), 포스코이앤씨 1조3274억원(3.3㎡ 당 891만원)이다. 총 공사비 기준 포스코이앤씨가 삼성물산보다 2% 가량 낮다.
그런데 현재시점이 아닌 착공 시점(2026년 2월) 이후 실제로 적용될 공사비로 전환할 경우 두 회사 모두 서로 조합원에 이득이 될 것이란 주장을 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착공시점 공사비가 1조4961억원으로 포스코이앤씨(1조5104억원)에 비해 143억원 더 낮게 책정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삼성물산은 착공시점 공사비를 현재 시점 공사비에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 중 낮은 지수를 얹어 산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에 투입되는 원자재, 노무비 등을 고려해 직접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삼성물산의 공식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10.23%를 적용하게 돼 결과적으로 착공시점 공사비는 1조5천억원에 조금 미달하는 금액이 산출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포스코이앤씨는 착공 예상 시점에도 자사의 공사비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착공 예정일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공사비는 1조4172억원으로 삼성물산(1조4456억원)보다 284억원 더 적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낮게 유지돼 착공 예정 시점의 양 사간 공사비 차이가 현재(285억원)와 비슷할 것이란 추정을 내놨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서로 더 낮은 착공시점 공사비를 제시했다고 주장하게 된 데는 현재시점 공사비에 얹을 지수 산출 기간이 제각각 달라서다. 포스코이앤씨는 물가지수를 최근 1년으로 좁혀 산출했는데,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작년 말까지 과거 26개월 동안의 평균치를 적용했다.
이밖에 삼성물산은 공사기간을 줄여 금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포스코이앤씨(65개월)보다 2개월 단축한 63개월을 공기로 제안했다. 이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효과는 조합원 1인당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대지 지분이 크고 권리가액이 높아 환급금을 받는 조합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조합원 분양계약 완료 후 30일 이내 환급금을 전액 1순위로 조기 정산해주는 안을 제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원 환급금은 3억원 수준에서 많으면 10억원까지 된다. 이 경우 30일 이내에 전액 받는 것과 65개월 동안 나눠서 받는 것을 비교했을 때 자금을 활용해 이자수입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금융 이득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인 만큼, 경쟁사에서 제시한 무이자 규모를 넘어서는 자금 차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다 낮은 이자율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밝힌다.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 수준인 AA+다.
포스코이앤씨는 현금청산 및 보상금 등을 제외한 필수사업비 전액을 무이자로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실무자들이 직접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다녀왔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필수사업비로 7000억원 정도를 잡았다"며 "경쟁사와 신용등급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고, 똑같은 유이자를 제시했을 때 경쟁력을 갖기 힘들 것으로 예상돼 회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조건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사업촉진비 1240억원을 제안해 조합원 세대당 4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밖에 기본 이주비 법적 담보대출비율(LTV)에 추가 이주비 LTV를 지원해 이주비 LTV 100%를 보장해주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기존 이주비를 제외한 이주비 LTV 100% 보장을 위한 추가 이주비는 포스코이앤씨의 직접대여 혹은 신용보강 조건으로 지원된다.
한편 촉진2-1구역 조합은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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