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배터리 성능을 조작하거나 중국산 짝퉁 부품을 붙인 중고 스마트폰 1만여대를 유통해 35억원 상당을 받아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AS 보상기간이 남아 있는 중고폰의 경우 전기적 충격을 가해 스마트폰 자체 결함인 것처럼 속여 무상교환을 받는 수법도 썼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센터 기사를 돈을 주고 매수하기도 했다.
부산지방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서비스센터 수리기사 출신 등을 영입해 짝퉁 중고폰을 제작하고 유통한 일당 28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총책 3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총책 4명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부산 5곳에 중고 스마트폰 매장을 차려놓고, 범죄를 기획하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A씨 등은 과거 서비스센터나 사설 수리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스마트폰 수리 기술자를 영입했고 중국 밀수입책과 무상교환책 등도 고용했다.
이들은 노후한 중고폰을 구입한 뒤 액정과 뒷면 케이스를 중국산 짝퉁 부품으로 바꾸고, 배터리 성능 조작 장비로 배터리 성능을 90% 이상으로 조작한 뒤 이를 비싸게 되파는 수법을 썼다.
중국 밀수입책 2명은 중국 현지에서 짝퉁 부품을 구입한 후 관세청에는 품명을 허위로 신고하는 밀반입을 담당했다. 수리 기술자 13명은 온라인을 통해 판매 중인 배터리 성능 조작 장비를 활용, 배터리 성능을 90% 이상 높게 표시되도록 조작해 노후한 스마트폰을 성능 좋은 스마트폰인 것처럼 꾸몄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배터리 성능을 90% 이상으로 올리면 그 이하의 경우보다 15만원가량 판매 가격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조작한 것”이라면서 “일부 기종의 경우 배터리 성능을 조작해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보상 기간이 남아 있는 중고폰의 경우 내부 회로에 전기적 충격을 가한 뒤 기기 자체 결함인 것처럼 위장해 서비스센터로부터 4100차례에 걸쳐 무상 교환을 받아 9억2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특히 무상교환책 3명은 현직 서비스센터 기사 6명을 매수해 무상교환이 되지 않는 기기에 대해 1대 당 3만~25만원 상당의 대가를 지불하고 무상교환을 받기도 했다.
일당은 해당 제품을 자신들의 중고매장이나 온라인 중고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1대 당 13만~40만원가량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러한 배터리 성능조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조사 측에 통보하는 한편, 관세청에 스마트폰 배터리 표시 조작 등에 활용되는 기기를 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중고 스마트폰의 성능 조작 행위와 짝퉁 부품 교체 행위, 서비스센터 보상 피해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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