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끝없이 출현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맞서 우리 신체의 면역반응도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 신의철 센터장 연구팀은 오미크론에 의한 돌파감염 시 형성된 기억-T세포가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주에도 강한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경험하면 추후 새롭게 출현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중증 코로나로 진행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화항체와 기억-T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 기능.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백신을 접종받으면 중화항체와 기억-T세포가 형성되어 항바이러스 면역 기능을 한다. 중화항체는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 자체를 막아줄 수 있다. 반면, 기억-T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더 이상의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준다. [사진=IBS]](https://image.inews24.com/v1/a55db4a0c9d45c.jpg)
2021년 말에 출현한 오미크론 변이주는 강한 전파력 때문에 신속히 우세종이 되어 2022년 세계 각지에서 대유행했다. 그 후에도 계속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주가 출현하고 있는데, 2022년 초 나타난 BA.1, BA.2를 시작으로 BA.4/BA.5, BQ.1, XBB 계열, 최근에는 JN.1이라는 변이주가 유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돌파감염과 재감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백신을 접종받으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와 기억-T세포가 형성된다. 중화항체는 숙주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면, 기억-T세포는 감염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지만 감염된 숙주 세포를 재빨리 찾아 제거해 줌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준다.
연구진은 “백신을 맞은 후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겪으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미크론 감염으로 형성된 기억-T세포에 주목했다.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한 기존 면역연구는 대부분 백신 효능에 관한 것이거나 중화항체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 것으로, 기억-T세포 관련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2022년 초에 BA.2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겪은 회복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오리지널 바이러스(초기 유행한 코로나19 우한주)와 BA.2, BA4/BA.5 등 다양한 오미크론 변이주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반응하는 기억-T세포를 관찰했다. 이를 위해 대상자의 말초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후, 각 스파이크 단백질에 반응해 항바이러스 사이토카인(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면역물질)을 생성하는 기억-T세포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BA.2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겪으면 BA.2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출현한 BA.4/BA.5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T세포 반응도 더불어 강화된 것을 확인했다.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겪음으로써 미래에 새롭게 출현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까지 증강된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이러한 기억-T세포 면역 강화의 원인이 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부위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미크론 돌파감염을 경험하면 추후 새롭게 출현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중증 코로나로 진행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중화항체와 기억-T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 기능.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백신을 접종받으면 중화항체와 기억-T세포가 형성되어 항바이러스 면역 기능을 한다. 중화항체는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 자체를 막아줄 수 있다. 반면, 기억-T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더 이상의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준다. [사진=IBS]](https://image.inews24.com/v1/8b09a9785ddc91.jpg)
이번 연구를 이끈 정민경 연구위원은 “엔데믹 시대를 지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라며, “지속적인 오미크론 변이주의 출현에 맞서 사람들의 면역도 점차 적응해,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변이주까지 방어하는 면역력을 얻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의철 센터장은 “백신 개발 시 현재 유행하는 우세 변이주와 변이가 진행되는 계통 간의 유사성을 찾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면, 그다음 변이주에 대해서도 기억-T세포 방어력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준용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송준여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노지윤 교수, 고재훈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교수 등 여러 대학병원 감염내과 연구진과 공동으로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에 1월 20일(한국시간) 게재됐다.(논문제목: Omicron BA.2 breakthrough infection elicits CD8+ T cell responses recognizing the spike of later Omicron subvari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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