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김주훈 기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제3지대 키맨'들에게 '빅텐트' 성사 조건으로 <한국의희망> 당명 유지와 가치·비전 수용을 제시했다. 한국의희망 가치·비전이란, 과학기술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는 공약을 말한다. 결렬될 경우, 한국의희망은 당의 정체성을 사수하기 위해 4·10 총선에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이다.
양 대표는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희망은 우리가 숙고해서 선택한 당명이다. 당명을 버리라는 말은 우리의 가치와 비전을 버리라는 말과 똑같다"며 "제3지대 신당들이 우리 당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같이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총선이 불과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현재 제3지대 신당 세력들은 통합 정당 구성 시점을 두고 힘겨루기에 들어간 상태다. 설 연휴를 분수령으로 잡고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빅텐트 구축'이라는 큰 틀이 흔들린 바는 없다.
그러나 양 대표 입장은 이들과 사뭇 다르다. 지난해 6월부터 신당 창당을 추진한 양 대표는 오랜 숙의 과정을 통해 위기의 한국 정치를 희망으로 바꾸겠다는 의미에서 한국의희망을 당명으로 채택했다. 당 색을 '오렌지색'으로 선택한 것도 희망을 상징하는 당 색과 발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100년 정당'이라는 목표가 한국의희망이라는 당명에 오롯이 담겼다는 게 양 대표 설명이다. 당연히 '떴다방 정당'식 움직임에는 확실히 거리를 두겠다는 각오다.
이러다 보니 양극단 정치를 깨기 위한 빅텐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의 가치·비전을 상실한 채 통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양 대표 생각이다.
그는 "한국의희망은 과학기술이 국정운영 중심 가치로 있어야 한다고 보고 창당된 정당"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 통합보단 가치와 비전을 어떻게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고, 첫 번째 관문인 당명 유지가 된다면 어느 세력과도 통합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공학적 세력에 편승하지도 편승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세력화로 인해 가치·비전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국민한테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희망 당명과 가치·비전 조건이 수용된다면 통합 정당의 당대표직에 대한 욕심 또한 없다고 했다.
'개혁신당'·'새로운선택'·'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 등 나머지 제3지대 핵심 인사들은 구체적인 연대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양 대표에게 잇따라 접촉해왔다고 한다. 전날(1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즉각 이러한 뜻을 전해왔다. 양 대표는 당명 유지 조건과 함께 가치·비전을 수용해야 함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모든 제3지대 신당에 표명한 상태다. 제3지대뿐 아니라 여당인 국민의힘에도 "역할을 해 달라"는 제안에 동일한 입장을 전했다고 양 대표는 밝혔다.
양 대표는 "한국의희망 정체성은 과학기술과 첨단산업에 있고, 이 가치가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 당의 강점인 가치·비전에 함께해야만 연대의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연대 제안에 대한 제 생각을 모두 전달했으니 이제 선택은 그들이 할 일"이라며 다른 제3지대 4개 정당에게 공을 넘겼다.
/공동=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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