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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가 없다"…유흥 시장서 고전하는 '맥주 신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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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카스·테라 압도적 지배력… 크러시·한맥·켈리 '주춤'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맥주 시장에 뒤늦게 발을 들여놓은 제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테라'가 주도하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한정된 주류 매대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1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뒤늦게 론칭한 브랜드들의 시장 외식 및 유흥시장 점유율이 좀처럼 높아지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맥주 신제품 '크러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당초 롯데칠성은 크러시를 유흥 시장 전용 제품으로 우선 내놓고, 올해 3월께부터 가정용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한 달 만에 마케팅 전략이 바뀐 셈이다. 회사 측은 "고객과의 접점 확대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흥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크러시. [사진=롯데칠성음료]
크러시. [사진=롯데칠성음료]

실제로 주요 상권의 식당과 술집 등에서 크러시를 찾아보기 어렵다. 주류 매대에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 한정된 탓이다. 선호도가 압도적인 카스와 테라, 그리고 소주 등 다른 주종의 자리를 빼면 남는 자리는 많아야 1~2개 수준. 업주 입장에선 주종이 늘어날 수록 관리가 어렵고, 회전율이 낮아질 뿐이기에 마구잡이로 밀어 넣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이 4~5%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영업력이 부족한 롯데칠성 입장에선 유흥 시장 매대가 더 비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3월 리뉴얼 재출시된 한맥. [사진=오비맥주]
지난해 3월 리뉴얼 재출시된 한맥. [사진=오비맥주]

유흥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건 크러시만이 아니다. 국내 맥주 점유율 1위 오비맥주의 세컨드 브랜드 '한맥'도 고전하고 있다. 한맥은 오비맥주가 2021년 2월 야심차게 내놓은 맥주 신제품이다. 테라에 대항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맞물리면서 유흥 시장이 예상보다 더 위축됐고 제대로 된 홍보 활동도 하지 못했다. 결국 초기 신제품 효과를 누리지 못하며 인지도를 쌓지 못하고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맛과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미한 상태다. 업계 1위의 영업망으로도 유흥 시장의 비좁은 매대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이트진로 '켈리' 제품 사진.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켈리' 제품 사진.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맥주 '켈리'는 상대적으로 자리 잡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나,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켈리는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330mL 기준 3000만 병)를 팔아 치우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뤘다. 지난 2019년 3월 출시된 테라의 최단 기간 100만 상자 판매 기록을 3일 단축한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주춤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켈리의 지난해 11월 소매점 매출은 170억9300만원으로 전달보다 6.2%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맥주 소매점 매출 하락폭(4.5%)보다 컸다. 켈리 매출은 지난해 9월 275억37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카스와 테라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던 매출 순위도 10월부터 5위로 떨어진 상태다. 일반적으로 가정 시장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유흥 시장에서도 켈리의 성장세가 당초 기대만 못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유흥 시장은 결국 영업력이 핵심이다. 가정 시장과 달리 유흥 시장은 명확한 집계치가 없지만 카스와 테라 점유율만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남은 자리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라며 "소주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1% 올리려면 100억원이 든다는 말이 있다. 맥주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식당·술집 주류 매대가 비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열 공간이 널널한 가정 시장에서 인지도를 먼저 쌓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고 덧붙였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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