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내 3선 중진과의 만남에서 '수직적 당정관계 해소'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으로 당정이 건설적인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오갔다.
한 위원장과 중진 의원들은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00분가량 비공개로 만나 첫 회동을 갖고 4·10 총선 공약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의원들이 한동훈 위원장과 처음으로 식사하며 만난 자리인 만큼 상견례 형식으로 만나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민감한 현안을 주고받은 자리는 아니었으나, 일부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역맞춤형 공약 필요성, 수도권 위기론, 국회의원 특권 등에 대한 의견들도 나왔다.
한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586 운동권 정치 청산'에 관한 건의도 있었다고 한다. 오찬에 참석한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586 운동권 청산을 하는 건 좋은데 일반 평범한 '동료시민 586'과 '586 운동권 정치'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당 의원의 발언에 한 위원장은 "그 차이점을 저도 잘 알고 있다"며 공감했다고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586 세대는 19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에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지금의 50대를 말한다.
또 다른 의원은 "국회의원 특권 얘기가 나와,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특권 폐지라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건설적인 당정 관계에 대한 구체적 주문도 있었다. 오찬을 마친 안철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주민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이 당정의 건설적인 관계"라며 "제2부속실이라든지 특별감찰관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아마도 국민들께서 달라진 모습, 건강한 당정관계로 복원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한 위원장에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질문에 "당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면 아마도 이번 선거에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래서 더욱 이 문제가 정상화되고 제대로 관리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다만 "당정 관계가 갈등 관계여서도 안 된다", "과거부터 나는 용산 대통령실과 수직적 관계였던 적이 없다"는 얘기도 했다고 다른 참석자들이 전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중진과의 만남인 만큼 '헌신 요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은 걸로 전해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3선 의원들에게 헌신을 요청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런 자리에서 헌신을 이야기할 만한 건 아니지 않나. 뵙고 좋은 얘기 나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 순회하면서 친분을 쌓은 분들이다. 저한테 당을 이끄는 과정에서 건설적인 조언을 많이 주셨고, 제가 주로 많이 들었다"며 "제가 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경험들을 저에게 전수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도읍, 김상훈, 김태호, 박대출, 박덕흠, 윤영석, 안철수, 이종배, 이채익, 이헌승, 조해진, 하태경, 한기호 의원이 참석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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